"벤처기업을 모셔라"

법무법인(로펌)과 개인 변호사들이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벤처기업을 고객으로 잡기위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각 로펌들이 벤처기업 전문팀을 별도로 운용하는가 하면 대형 로펌에서
"벤처 전문 부띠크"를 선언하며 독립하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손님을 끌기 위해 무료 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할 정도다.

특히 로펌과 변호사업계에선 벤처기업에 대한 상담료를 주식으로 받는
사례가 흔한 일이 됐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대박"을 터트리는 수가 많아 아예 "투자"를
겸하게 됐다.

"리갈 캐피탈"이란 개념이 등장해 법률자문 그 자체가 하나의 자본으로
자리잡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요즘 가장 큰 변화는 벤처기업을 전문으로 하는 "부띠크 로펌"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게 기존의 로펌에서 나와 독립하는 케이스다.

이달초 S로펌에서 나온 양영태 이병래 변호사는 곧 벤처기업 전문 로펌을
세운다.

벤처기업의 산실인 서울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들은 사이버관련 법률과 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금융 조세분야 등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386세대의 변호사 10여명을 영입해 다른 로펌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양 변호사는 "디지털시대를 리드하는 벤처 법무 토털서비스를 지향하는
전문로펌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금자 변호사는 최근 해람합동법률사무소에서 나와 해인합동법률사무소를
차리고 인터넷 상거래 전문로펌을 선언했다.

배 변호사는 미국 하버드 법대에서 인터넷 관련법을 전공한 전력을
내세우며 시장 장악에 뛰어들었다.

배 변호사는 일반적인 인터넷 분야는 물론 엔터테인먼트(오락)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존의 로펌들은 벤처 전담팀을 구성해 이에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적인 로펌과 제휴해 신생 벤처기업의 국제화를 도와줄 수
있다는 점과 그동안의 실적을 내세우고 있다.

9명의 전문변호사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킨 태평양은 최근 벤처기업가를
대상으로 인터넷 비지니스모델 특허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 호평받고 있다.

태평양은 벤처기업들의 요구가 밀려들어 이 세미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테헤란로에 자리잡은 법무법인 광장은 올해초 인터넷 전자상거래 전문팀을
구성했다.

광장은 최근 엔트테인먼트 전문인터넷 사이트인 밀레21(www.mille21.com)의
법률상담을 무료로 맡기도 했다.

인터넷 기업을 설립할 때부터 코스닥 상장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노하우를
직접 터득, 벤처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김&장 세종 등 대형사도 벤처팀을 별도로 구성, 비상대기 상태로 운영하고
있다.

로펌도 인터넷 기업의 속도경쟁에 발을 맞추어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김&장은 두루넷을 나스닥에 상장시켰으며 국내 최강의 벤처팀을 구성하고
있다.

법무법인 창조와 진리 등은 저렴한 법률서비스와 해외파트너를 통한
국제정보 제공, 인터넷 기업간 네트워크 등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종의 임성택 변호사는 "로펌들이 벤처기업에 대해 간단한 법률자문에서
부터 펀드 모집등 모든 과정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법률지원 서비스를 제공
하는 추세"라며 "벤처기업의 경우 법률적인 지식이 취약해 창업 초기부터
자문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