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기전 사상 최초로 외국인 여성 국수가 탄생했다.

지난해 4월부터 한국기원에서 객원기사로 활동중인 중국 여류기사
루이나이웨이(37) 9단은 21일 동아일보 신사옥에서 열린 제43기 국수전
도전 3번기 최종국에서 조훈현(47) 9단에게 1백99수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종합전적 2승1패로 국수위를 쟁취한 루이나이웨이는 우승상금 1천만원을
거머쥐며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등 4인방이 아닌 기사로는 11년만에
국내 타이틀을 차지해 국내 바둑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대국은 초반 조9단이 특유의 속력 행마로 실리에서 앞섰으나 루이9단
이 좌변에서 백을 양곤마로 몰며 중반 주도권을 잡았다.

조9단과 한 치 양보없는 몸싸움 끝에 결정적인 천지대패를 만든 루이는
좌변백 대마를 잡아 50여집에 가까운 큰 집을 구축, 우세를 만들었다.

열세를 느낀 조9단은 우상귀에서 잇따라 승부수를 띄웠으나 루이는 노련한
수습책으로 바둑판을 마무리해 한국기원에 몸담은지 불과 11개월만에 타이틀
을 땄다.

루이9단은 천안문 사태 이후 남편 장주주 9단과 미국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한국에 정착했다.

< 유재혁 기자 yoo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