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진우 아시아신용정보 사장 약력 ]

<> 43년 전북 익산생
<> 원광대 상과 졸업
<> 92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수료
<> 88~96년 한일은행 무교지점외 6개 지점장
<> 96~98년 한일은행 동부본부장 및 호남본부장

----------------------------------------------------------------------

"무담보 신용대출채권 1백억원이 3억원에 팔리는 것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면서 기회가 거기에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난 1월 영업을 시작한 아시아신용정보의 남진우 사장.

은행원으로서의 한 길을 걷다가 지난 98년 은퇴할 당시를 회고하면서 이야기
를 꺼낸다.

당시 한일은행 호남본부장으로 있던 그는 자기 본부 내 신용대출 채권 1백억
원을 3억원이라는 헐값으로 성업공사에 넘겨야 했다.

"동료에게 농담삼아 퇴직금이 3억원 정도 되는데 직접 사는 게 낫겠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아예 회사를 하나 차려보라더군요"

남 사장은 그 길로 사표를 내고 신용정보업에 대한 자료수집에 나섰다.

금융연수원이 주관하는 부실채권 회수 관련 4개월 연수코스도 마쳤다.

자본금 15억원 이상에 50% 이상은 금융회사가 출자해야 하는 신용정보업
인가기준에 맞추기 위해 4개월을 여기저기 뛰어 다녔다.

"주주를 구성하는 일이 처음 넘어야 할 산이었습니다. 다행히 금융회사에서
오래 일한 덕분에 신한 광주은행 계열과 쌍용 교원공제조합 계열의 출자동의
를 얻을 수 있었죠"

직접 몸담고 있던 은행에 대한 쓴소리가 못내 마음에 걸리는지 조심스런
말투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의 채권관리능력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

"담보 위주의 대출관행 때문에 우리 은행들의 채권관리 능력이 뒤처졌습
니다. 관행처럼 이뤄지는 은행의 순환보직제가 채권관리 같은 특정분야의
전문인력 양성도 가로막았구요"

그는 신용정보업이 "발로 뛰는"업종임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을 40세 이하의 금융회사 출신들로 구성했다.

자신도 거의 하루 종일 금융회사를 비롯한 제조업체 판매회사 등의 채권
담당자를 만나는데 시간을 보낸다.

"금융회사들은 자체 채권관리 조직이 있어 상대적으로 낫지만 일반 제조업체
나 판매업체들은 채권회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회사들
이 그 틈새를 메워야겠지요"

남 사장이 내건 모토는 "열린 경영"이다.

아직은 신용정보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빚 독촉자"라는 부정적인 면이
강하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직원들에게도 "매너있는"영업을 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

"가능한 한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돼야겠죠. 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된 회사, 만족할만한 주주배당이 이뤄지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
입니다"

그는 최근 신용정보업체가 급격히 늘어나 일부에서 덤핑공세를 펴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직이 잦은 신용정보업계에서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계약직 직원들도 의료보험과 연금보험, 퇴직보험의 대상에 포함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남 사장은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서면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는 개인적인 포부도 밝혔다.

"우선 임직원 자녀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들 계획입니다. 점차 대상을 넓혀
나갈 생각이구요"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