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지역경제계가 분열조짐을 보이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특정고교 동문회의 압력으로 후보를 사퇴한 기업인이 본사를 타지역
으로 옮기기로해 경제계에 충격을 주고있다.

이달말 치르게되는 제17대 대전상의 회장 선거에는 김주일 금성건설 사장
(제16대 대전상의 부회장)과 박종윤 국제특수금속 회장이 후보자로 나서
상호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김주일 후보는 "박 후보가 몸담고 있는 국제특수금속은 상의회비를 납부하는
업체가 아니어서 박 후보의 피선거권이 없다"며 "외국법인의 이사로 있으면서
지역 상의회장 후보로 나서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또 "상의회장은 지역경제계를 이끌어갈 대표이지 특정고교의
동문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며 동문회가 회장선거에 개입한 것을 비난
했다.

대전고 동문회를 등에 없고 나온 박종윤 후보는 "대전의 민간단체는 상의와
개발위원회 두 개뿐인데 이 두 단체를 처남매부지간에 나눠가질 수 있느냐"며
친인척문제를 거론했다.

박 후보는 또 "건설업체 대표가 상의회장을 맡으면 공사입찰 등 이권에
개입할 소지가 많아 상의회장으로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가 대전고 동문회의 압력으로
포기한 가산종합건설 김인회 사장은 "더이상 대전에서 기업하기 싫다"며 본사
를 오는15일 경기도 수원으로 옮기기로 하고 행정적인 절차까지 마쳤다.

지역상공인들은 이와관련, "상의회장 선출문제로 지역경제계가 갈라지는
불상사가 생겨서는 안된다"며 "개인의 영달이 아닌 지역경제계의 화합을 위해
후보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대전=이계주 기자 leeru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