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앤드류 크로켓
국제결제은행(BIS) 총재의 외동딸이 한국계 입양아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크로켓 총재는 1일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장에서 기자를 만나
"자신의 집안에는 "인자"란 이름의 여자가 두 명이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23세인 외동딸은 생후 5개월 됐을 때 한국에서 입양한 딸이라고
말했다.

입양 당시에는 "진숙"이었으나 처남이 한국여인(인자)과 결혼했기 때문에
외숙모와의 유대를 깊게 하기 위해 같은 이름을 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크로켓 총재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받고 유럽인으로 살아가는
인자(외동딸)가 글로벌 시대에 가장 적합한 인간형"이라며 딸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얼마전 한국경제신문과 신년단독인터뷰를 하기도 했던 크로켓 총재는
평소에도 "우정의 충고"란 표현을 빌어 가며 한국에 대해 금융감독기능의
강화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총재부인도 남다른 인연 때문인지 한국의 고미술 등에 깊은 관심과 조예를
가지고 있다.

BIS는 세계 주요은행들에 대해 "자기자본비율 8%"를 지키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면서 한국인들에게도 귀에 익숙해진 기관으로 은행들의 감독은행격인
곳이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도 불린다.

< 다보스=강혜구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