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가장 잘나가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는 어디일까.

많은 사람들이 주저없이 "나모인터랙티브"라고 꼽는다.

나모인터랙티브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나모웹에디터"를 개발한
회사다.

나모웹에디터는 척박한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아래아한글만큼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듣는 몇 안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박흥호 사장(37)은 쾌속 항해를 하고 있는 나모인터랙티브호의 조타수다.

한글과컴퓨터의 창립멤버이기도 한 박 사장은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뚝심 하나로 이 회사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는 시대를 읽을 줄 아는 감각도 탁월하다.

국내에서 인터넷이 막 꽃피려던 1997년 일찌감치 나모웹에디터를
내놓았다.

박 사장은 "처음엔 누가 홈페이지를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사겠느냐는
주위의 회의적인 눈길에 많이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박 사장의 안목과 끈기는 나모인터랙티브를 반석위에 올려놓았다.

나모인터랙티브가 이룬 성과는 해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일본 에모리상사와 3년 동안 6백억원 규모의
나모웹에디터 일본어판을 판매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같은해 7월에는 와스카사와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지역에
나모웹에디터를 수출키로 계약했다.

호주의 유통회사와도 2백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최근 이 회사에 대한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창투사 두 군데로부터 50억원,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와 인성정보에서
각각 20억원을 투자받았다.

일본의 에모리상사도 10억원을 투자했다.

이들 회사들은 나모인터랙티브의 주식을 무려 액면가의 20배에 사들였다.

나모인터랙티브의 가능성이 입증된 셈이다.

이번에 투자받은 1백억원은 나모인터랙티브의 1년매출보다 많은 액수다.

박 사장은 "투자받은 돈을 어떻게 쓰는지가 중요하다"며 "기술혁신과
시장분석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의 목표는 세계 홈페이지 저작 소프트웨어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박 사장의 꿈이다.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국내 소프트웨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

박 사장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안연구소와 리눅스원 등 5개 회사와 함께 공개운영체제(OS)인
리눅스 개발 전문회사인 앨릭스를 설립했다.

일부에서 리눅스의 성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박 사장을
확신을 갖고 있다.

그가 무모하게 나모웹에디터 개발에 뛰어들었을 때처럼...

< 김경근기자 choice@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