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2년 제정된 교육용 기초한자 1천8백자 가운데 내년부터 게(憩) 탁
(琢) 등 자주 쓰이지 않는 79자가 제외되고 걸(乞) 광(狂) 등 널리 사용되는
다른 한자가 새로 포함될 전망이다.

교육부 연구용역 의뢰를 받은 한국한문교육학회(회장 김상홍)는 23일
우리나라와 북한(1천5백자) 일본(1천9백45자) 중국(2천5백자) 대만
(4천8백8자) 등의 기초한자를 비교, 조정한 연구보고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는 이를 토대로 공청회 등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8월 새
기초한자를 공표, 내년 1학기부터 학교교육에 적용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현행 기초한자 가운데 79자를 교체하되 전체적으로는 1천8백자를
유지하는 방안과 16자를 빼고 2백16자를 추가해 2천자로 확대하는 방안,
한문교육을 현재의 중.고교에서 초등학교까지 확대 실시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1천8백자를 유지할 경우 <>휴게실(休憩室) 절차탁마(切磋琢磨) 등 일부
단어 외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쉴 게"(憩)나 "쫄 탁"(琢) <>박정희(朴正熙)
경기도(京畿道) 등 인명.지명에만 나오는 "빛날 희"(熙) "경기 기"(畿)
<>인칭대명사인 "나 오"(吳) "너 여"(汝) 등 79자는 제외된다.

대신 걸식(乞食)과 격년(隔年) 견인(牽引) 광풍(狂風) 예금(預金) 재벌
(財閥)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빌 걸"(乞) "막힐 격"(隔) "끌 견"
(牽) "미칠광"(狂) "미리 예"(預) "문벌 벌"(閥) 등이 새로 들어간다.

2천자로 늘릴 경우 게 등 16자를 빼고 걸 등 2백16자를 새로 넣게 된다.

이에 앞서 어문정책을 맡고 있는 문화관광부 산하 국립국어연구원도 지난해
기초한자 가운데 44자를 교체하고 2백자를 추가, "한문교육용 기초한자"
(1천8백자)와 "국어생활용한자"(2백자)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시했다.

한편 연구팀이 일반인과 한문교사 등 5백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80.1%였으며
"교육용 기초한자가 1천8백자로는 부족하며 추가해야 한다"는 견해가 51.6%로
절반을 조금 넘었다.

상용한자는 지난 51년 1천자가 처음 제정, 공표됐으며 57년 신인정 한자
3백자가 더해져 1천3백자로 늘어났다.

68년 한글전용정책으로 폐기됐다 72년에 다시 교육용 기초한자 1천8백자가
제정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오늘에 이르고 있다.

< 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