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 전시관의 길목에 위치한 광주시 북구 용봉택지지구가
전문식당가로 뜨고 있다.

용봉지구는 광주시가 택지지구로 개발해 지난 97년 분양한 지역.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나둘 음식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해 현재 30여개의
식당들이 저마다의 특색을 내세우며 새로운 명소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곳 음식점이 시선을 끌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도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대부분이 광주시내에서는 좀체 보기
힘들었던 대형 음식점들이라는 점이다.

작다고 해야 2백여평에서부터 크게는 4백평 이상에 이르기까지 일단
규모면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무작정 크기만한 게 아니라 조형미를 한껏 살려 각 식당마다 개성과
멋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

타원형의 전통 토담집이 있는가 하면 유럽풍의 대형 레스토랑도 있다.

조만간 폐열차를 활용한 레스토랑,선박과 비행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식당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대부분 음식점들이 1억5천~5억 정도의 적잖은 건축비와 실내장식비를 투자,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어 손님들에게 먹는 즐거움과 함께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또 밤이면 이들 식당들이 밝히는 화려한 네온과 전등불로 인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장관이 되고 있다.

"빛고을" 광주에 걸맞는 신 명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용봉지구가 새식당가로 떠오르게 된 것은 독특한 입지조건에서 비롯됐다.

무엇보다 광주의 대표적 문화 행사장인 비엔날레 전시관에 접해 있다는
점이 최대의 메리트다.

지난 97년 1백12만명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다녀갔으며 올 3월29일부터
6월7일까지 열릴 제3회 행사에도 내국인 1백만명과 외국인 5만명이 거쳐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곳 업주들은 이 기회를 통해 이들 내방객들에게 광주만의 참멋과 맛을
알리겠다는 각오다.

이밖에 시내 중심가에서 불과 10~20분 거리에 대형 주차공간을 확보할
만한 곳이 달리 없다는 점도 식당가를 형성하는 한 요인이 됐다.

광주 북구청도 광주문예회관 인근 운암동과 함께 용봉지구 일대를 올해부터
음식문화벨트로 조성, 각종 지원책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다.

정기점검과 관리카드화를 통한 기존 업소 지도육성, 그리고 신규업소 유도
등이 조성계획의 골자다.

또 고객평가제도도 도입해 우수업소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특히 구는 용봉지구에 음식점이 계속 들어설 것으로 보고 이곳을
전문식당가로 특화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용봉지구내 활용중인 용지는 대략 10%선.상업용지를 포함해 전체
4백88평방km 중 아직까지 놀고 있는 땅이 더 많다.

그러나 용봉지구는 주택공사나 토지공사가 조성한 택지인 일곡지구나
풍암지구, 운남지구 등과는 달리 건축법상 각종 음식점이나 점포 등을 내는
데 걸림돌이 없다.

택지계획촉진법상 주택과 점포의 비율을 6대4로 맞출 필요가 없어 활용이
자유롭다는 얘기다.

따라서 구는 유리한 입지조건 등으로 인해 향후 수년내 2~3백개의 음식점이
더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김치축제 등을 통해 남도의 맛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려는
광주시의 계획도 상승효과를 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리궁뎅이"란 오리요리 전문점을 낸 강대학(48)씨는 "아직까지는
경기침체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며
"그러나 시내식당에 비하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아시아자동차연구소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외환위기로 명예퇴직한 강씨는
개업동기에 대해 "식당 집적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