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사이버 카지노''가 가정과 직장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침투하면서 그 폐혜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과거 이들 도박 사이트는 모뎀을 통한 ''1인 접속''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관공서와 기업은 물론 심지어 학교내 전용선을 통한 ''집단 접속''도
크게 늘어나 피해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로 인한 외화유출 현상도 심각해 지난해의 경우 파악된 것만 1백만달러
(11억원)를 넘어섰다.

그러나 외국 사이트에 직접 접속하는 네티즌의 수는 파악조차 할 수 없어
실제 유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9일 외국 카지노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국내에 "<><>-카지노" "<><><>카지노" "sasa<><><>" 등 14개 불법 사이버
도박장을 차린 김모(23)씨 등 4명을 적발,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
했다.

<>외화유출 창구 =사이버 도박은 외국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한 뒤 포커 블랙잭 슬롯머신 룰렛 등 도박을 벌여 돈을
잃거나 딸 경우 신용카드를 통해 정산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씨는 지난해 4월 미국의 한 사이버 카지노 업체와 계약을 맺고 도박
프로그램을 제공받아 "<><>-카지노" 등 4개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설했다.

김씨는 자신이 개설한 도박 사이트를 검색 사이트나 오락 사이트 등에
광고하고 단 한번의 클릭으로 접속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국내 네티즌들을
유혹했다.

김씨는 4월부터 12월말까지 8개월여동안 3억여원(27만달러)의 운영이익을
내 외국업체로부터 이에 따른 수익 배당금 6천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사례도 늘어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사이버 도박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회사원 박모(32)씨는 지난해 10월 사이버 도박에 손을 대 3개월동안
7천달러를 잃었다.

카드빚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직장을 그만 두었다.

모 대학에 다니는 최모(27)씨도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사이버 도박을 하다
1천5백달러를 잃었다.

경찰은 사이버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이 외국업체로부터 국내에서 올린 수익금
의 10~25%를 배당금으로 받아온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14개 사이트에서만 1백만달러가 넘는
외화가 신용카드를 통해 외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도박 사이트의 하루평균 접속건수는 4천여건에 이르고 도박을 해온
국내 네티즌도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사이트를 통하지 않고 직접 해외 사이버 카지노로 접속, 도박을
해온 네티즌이 유출한 외화는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 전체로 파고들어 =경찰 수사결과 사이버 도박을 즐겨온 네티즌중
상당수가 관공서나 학교 대기업 금융기관 등의 직원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이 이들 도박 사이트의 접속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협중앙회 제주도
교육청 주택공사 수자원공사 육군사관학교 도봉구청 파주시청 새마을금고
연합회 경북도청 충남도청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 등이 포함됐으며 전국
초중등학교와 수십개 유명 대학 이름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국내 도박 사이트의 개설 및 관리가 <>넷 등 국내 유명 인터넷
서비스업체를 통해 이뤄진 사실을 중시, 이들 업체들의 묵인.방조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사이버 도박은 국내에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운영자나 적발할 수 있을 뿐 실제 도박을 한 네티즌은 수가 너무 많아
찾아내기 힘들다"며 "게다가 적용법규도 분명치 않아 단속이나 처벌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