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 대한투신 펀드매니저 >

펀드매니저는 고독하다.

급변하는 시장에 홀로 맞서야 하고 결국에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이 고독한 전투를 끝내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승자는 그리 많지 않다.

단 한번의 판단착오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이 되기도 한다.

펀드매니저는 다른 사람의 돈을 대신 맡아 주식 채권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직업이다.

어찌 보면 대단히 간단한 일이지만 주식시장과의 싸움이 그리 녹녹지만은
않다.

그래서 일정기간 자신과 고객이 모두 만족할 만한 수익을 달성한 펀드매니저
의 수는 극소수이고 그들은 다른 이들의 부러움을 산다.

지난 한해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은 일반인들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그들이 확보한 현실적인 수입뿐만 아니라 경제규모가 커지는데 따른 역할
증대가 주된 이유다.

21세기에 펀드매니저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를 이끌 새로운 리더로 부상할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재현 펀드매니저의 행보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젊은 펀드매니저인 만큼 기대치도 높다.

이재현 펀드매니저의 자리는 대한투자신탁 15층 주식운용부 한켠에 마련돼
있다.

앳돼 보이는 얼굴만큼 운용경력도 짧다.

주식운용에 참여한 햇수는 3년에 불과하고 나이도 이제 갓 서른을 넘었다.

하지만 그가 쌓아 올린 실적만큼은 무시못할 수준이다.

그의 판단에 의해 운명이 좌우되는 자금은 대략 1조1천억원정도.

국내 주식형 펀드중 최단시일내에 수익률 1백%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한경 스타워즈"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려 주목을 받은
펀드매니저이기도 하다.

이재현 펀드매니저는 증시 관련지식과 과감한 결단력, 그리고 주변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인내력을 펀드매니저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 꼽았다.

치열한 증권시장에서는 이 세가지 자질중 한가지만 부족해도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펀드매니저에게 있어 과거실적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지속적인 노력만이 생존을 보장한다".

새천년 새증시를 맞이하는 그의 각오다.

< 안재석 기자 yag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