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쌀한 배추 맛과 부드러운 상추 맛, 달짝지근한 양배추 맛을 함께 내는
"밀레니엄 쌈 채소"가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쌈추"다.

조상이 배추와 양배추지만 씹는 맛과 영양성분에선 비교가 안된다.

값도 양배추의 두배나 된다.

쌈추는 한국농업전문학교 채소과 이관호교수(44)가 지난해 개발했다.

지난 13년간 바이오테크놀러지를 이용, 배추와 양배추를 종간교잡시켜 탄생
시켰다.

쌈추는 염색체수가 40개로 배추(20개)나 양배추(18개)와는 전혀 다른 새
품종이다.

1998년말 경기도 성남의 용문농장에서 쌈추를 시험재배하는 데 성공해 종자
판매권을 아시아종묘에 넘겼다.

곧바로 쌈추 보급이 시작돼 용인 늘푸른농장, 고양 동마루작목반, 공주
엔젤농장 등 30여 농가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나오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벌써부터 쌈밥집에서 외래종 쌈채소를 밀어내고 주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맛을 본 일반 소비자들도 가정에서 고기와 함께 싸먹으려고 백화점
채소매장에서 쌈추를 많이 사간다.

쌈추의 가장 큰 장점은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하다는 점.

피부미용에 좋은 레티놀의 경우 배추에는 전혀 들어 있지 않고 양배추에는
1백g당 10mg, 상추에는 70mg이 들어 있다.

이에 비해 쌈추에는 1백65mg 이나 들어 있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칼슘 함량도 99mg으로 배추나 양배추 상추의 2~4배에
달한다.

나트륨 철 칼륨 아스코르브산 등의 함량도 월등히 많다.

당질은 1백g당 3.32g으로 양배추(4.9g)보다는 적지만 배추(1.9g)나
상추(2.0g)보다는 많아 달짝지근한 맛을 낸다.

재배과정에서 윗부분을 묶어 놓으면 양배추처럼 샐러드용으로도 쓸 수
있다.

재배 방법도 배추나 상추와 다르지 않다.

강한 산성토양만 아니면 전국 어디서든 기를 수 있다.

고냉지(여름철)나 비닐하우스(겨울철)에서도 재배할 수 있다.

재배기간도 짧아 파종한 지 한달 내지 한달반이면 수확할 수 있다.

쌈추를 개발한 이 교수는 쌈추의 품종개량에 몰두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금 개발돼 있는 쌈추는 "세리나"종인데 올 상반기 안에 좀더
질이 좋은 "싸미나"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종묘 류경오 사장은 "식탁에 오르는 쌈채소마저 외래종이 판을 치는
마당이어서 쌈추 개발은 큰 의미를 갖는다"며 "맛이나 영양에서 주력
쌈채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