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김태정 전 검찰총장에게 사직동팀의
옷로비 의혹 내사동향 및 관련문건을 수시로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비서관은 또 내사 내용도 김 전 총장의 부인 연정희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축소,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옷로비 의혹사건"을 수사해온 최병모 특별검사팀
은 2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사결과 보고서를 김대중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고 이날 낮 12시 공식발표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박 전 비서관은 지난 1월8일 김 전 총장 부부에게
"사직동팀이 조사하니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언질을 줬으며 연씨는 이에
따라 호피무늬 반코트를 라스포사에 황급히 반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또 사직동팀 또는 법무비서관실이 내사과정에서 연씨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연씨에게 불리한 관련자 진술 등은 고의로 누락,
은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사직동 최초보고서 추정 문건의 출처와 관련해 특검은 문건의
내용과 형식 등에 비추어볼 때 사직동팀의 보고에 기초해 법무비서관실에서
작성한 혐의가 짙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검은 관련자 사법 처리에 대해 일단 정씨를 알선수재 등 혐의로
수사해주도록 검찰에 요청하는 한편 나머지 다른 사람의 위증관련 혐의
등에 대한 기소유지는 검찰에 일임했다.

< 고기완 기자 dada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