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현 원장 약력 ]

<> 43년 서울생
<> 68년 서울대 의대 졸업
<> 76년 서울대 의대 교수
<> 79년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2년간 간.담도계 분야 연수
<> 아.태 소화기병학회 사무총장
<> 아시아 간.담도.췌장의과학회 사무총장
<>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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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대병원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불친절하고 권위주의에 젖어 있어 "죽을 때가 된 사람이나 가는 병원"으로
비난받던 서울대 병원.

그러나 이젠 "환자를 생각하는 병원"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는 경영혁신대상에서 병원부문 대상을 받은
박용현 서울대병원장은 "그동안 환자에게 군림하고 고압적이라는 비난을
들어 왔었다. 그러나 의식개혁과 시설 개보수를 통해 환자만족병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중화 정보화를 지향하면서 환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짧은 기간에 서울대병원을 혁신했다.

우선 병원 메인로비와 외래진료실을 다른 일류병원처럼 호텔식으로
새단장했다.

도우미를 배치해 내원객을 친절히 안내하기 시작했다.

외래환자의 편의를 위해 당일진료제도를 확대했으며 책임간호를 실현하기
위해 간호사 실명제도를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입원환자 적체해소를 위해 병동간 구분을 파괴했고 투약 검사때
예고제를 실시, 환자의 시간을 절약해 줬다.

퇴원환자에게 24시간 상담서비스도 해주고 있다.

이밖에 입원 산모에게 신생아 앨범을 제작해주며 주사맞기 싫어 우는 아이를
위해 아프지 않게 피를 빼주는 채혈팀도 구성하는 등 "작은 서비스"에도
신경을 썼다.

입원한 어린이들의 학업을 위해 병원에 학교도 개설했다.

이같은 변화를 추진하는데에는 중간 관리자들의 불평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박원장은 "앉아서 환자받던 시대는 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IMF경제위기라는 시대적 상황도 병원개혁을 앞당기는 기폭제였다"며
"작년 5월 환자가 눈에 띄게 급감하자 서울대병원도 과거의 명성에
안주하다가는 어느새 국민으로부터 잊혀지는 병원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술회했다.

그때문인지 서울대병원의 경영수지도 많이 개선됐다.

97년 12억원 적자를 냈는데 98년엔 2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2002년까지 1백13개 보직, 2백63명의 직원을 감축해 조직 슬림화 및
의사결정의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다.

박 원장은 서울대병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첨단의학을 발전시키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계열의 대형병원이 각종 서비스를 앞세워 진료의 편리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서울대병원에는 수십년간 쌓아온 연구인프라와 노하우가
있다"며 "임상의학연구소 암정복연구소의 활성화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
라고 말했다.

또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가치있는 병원문화를 정립해 개인의 핵심역량이
발휘되는 신바람나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