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을 가지고 있는 노인중 절반이 "살아 생전엔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
주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또 자식들이 자신을 돌봐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도 노후생활비는 스스로
조달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이 노인들의 의식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지만 노인의 87%가 한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등 노인들의 생활여건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노인 생활실태는 제3회 노인의 날(2일)을 앞두고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동으로 전국의 65세이상 노인 2천5백여명을 대상
으로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결과 노인가구의 월소득은 40만원 이하가 31.6%로 가장 많았으며
40.5%가 자녀들이 주는 돈으로 살고 있었다.

한달 용돈은 평균 7만9천원으로 대다수는 용돈이 전혀 없거나(10.7%)
9만원 이하(56.1%)였다.

재산을 가지고 있는 노인중 절반은 이미 자식 등에게 재산을 물려
주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사망 때까지 가지고 있다가 사후에 물려줄 것"
이라고 응답했다.

자신을 장남(46%)이나 형편이 되는 자녀(27.5%)가 모셔야 한다고 생각
하면서도 노후생활비는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38.8%)는 노인이 가장 많았다.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의 비율은 지난 95년 65%에서 금년엔 87%로
1.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3개이상의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노인은 95년 10명중 0.8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3.5명으로 4배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중 부양을 받고 있는 노인은 37.3%이며 절반 가까이(46.2%)가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전체 노인의 29%가 일자리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중 60.4%는 농.어.
축산업, 21.5%는 단순노무직이었다.

직업이 없는 노인의 절반 가까이이는 건강 때문에 일을 못한다고 밝혔지만
14%는 일거리가 없어서 못한다고 말했다.

정경배 보건사회연구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 노인들의 생활실태가 생각
보다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제적인 능력과 사회적인 참여기회를
확충해 주는 정책적 지원이 획기적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