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1월 부산교도소를 탈옥했다가 2년 6개월만에 검거된 신창원의
항변기록이 "신창원, 907일의 고백"(중앙M&B)이라는 책으로 묶여 나왔다.

그의 변론을 맡고 있는 엄상익 변호사가 정리했다.

그는 이 책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과 무기수가 되기까지의 과정, 탈옥 동기
와 교도행정 비판, 검거 뒷얘기 등을 상세하게 털어놨다.

그는 탈옥후 누이 인숙씨를 전북 정읍의 한 다방에서 만나 청송교도소 시절
자신을 학대한 교도관을 비난하던 일을 회고하며 자신때문에 직장에서 쫓겨
났던 누이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그는 "경찰의 부녀자 강간 주장은 결코 사실과 다르다"며 "피해자라는 여자
가 내가 강간할 때 안경을 쓰고 들어갔다고 진술했으나 수배전단에 안경 쓴
모습이 워낙 많아 나는 안경을 쓰고 다니지 않았다"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그의 동거녀가 경찰관에게 성폭행당한 것에 대해 그는 어떻게
경찰이 그럴 수 있느냐며 지금까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말했다.

엄변호사는 또 "경찰이나 검찰이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을 거짓말쟁이에다
비열한 놈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대해 절망감을 느끼면서도 구차하게 동정을
구하기는 싫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엄 변호사는 "발표된 수사결과와 진실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수사기관이 미확정 사실을 언론에 일방적으로 알렸다"고 비판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