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는 폭은 작지만 의미는 심장하다.

우선 검찰수뇌부내 호남인맥 배치 완성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전북 출신인 임휘윤 대검 강력부장이 지난 6월 인사에서 서울지검장 자리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 광주 출신인 신광옥 대구지검장이 대검 중수부장으로
영전했다.

사정 핵심라인이 2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모두 호남인맥으로 채워진 것이다.

여기에다 법무부 보호국장마저 광주 출신인 박종렬 전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승진 발령돼 호남색은 더욱 강화됐다.

경북 출신인 김영철 부산지검장이 대전고검장에,경남 출신인 송광수 법무부
법무실장을 대구지검장에 임명, 지역안배를 고려한 흔적이 있으나 핵심은
호남인맥 구축 완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인맥 재배치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사정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물론 호남인맥이 전면에 나섰다고 해서 검찰 수사가 갑자기 활발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중단없는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는 마당에
호남인맥 완성은 결국 사정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인사에서 또 한가지 눈여겨봐야 하는 점은 경남 출신인 이종찬
대검중수부장의 조기 하차를 어떻게 봐야하느냐는 것이다.

이 중수부장이 임명된 것은 지난 6월.

대검 중수부장의 재임기간이 2개월에 불과하다는 것은 곧 "교체성 이동"의
의미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나라당 후원회 계좌추적사건 등 정권에 부담을 준 일이 있어 문책
성인사에 가깝다는 얘기도 있다.

이밖에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시 15회가 "막강기수"로 자리잡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박종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검사장급에 오르면서 9명의 검사장을
배출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