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강경식 전경제부총리와 김인호
전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환란 선고공판이 오는 20일 열린다.

검찰과 변호인단의 열띤 법리공방이 끝나고 기소된 지 15개월여만에 환란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내려진다.

판단의 초점은 강, 김씨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유.무죄 여부다.

그간 검찰과 피고인측은 지난해 7월 첫 공판부터 26차례에 걸쳐 유.무죄를
다퉜다.

이 과정에서 문민정부 경제관료와 기업 총수 등 50명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했고 피고인 신문이 A4용지로 4만여쪽에 달할 만큼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검찰과 피고인측이 각각 유.무죄를 확신하고 있는 만큼 재판부도 통상
결심 이후 2~3주내에 선고하는 일반 형사사건과는 달리 선고공판을 결심
2개월후로 잡을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

유죄가 되면 환란이 정책판단 잘못에 따른 인재였다는 점이 인정되고
정책판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은 첫 판례로 기록된다.

검찰은 "정치적 야심과 자존심에 집착한 나머지 한국은행 등의 경고를
무시한 채 위기의 실상을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경질되면서도
인수인계도 하지 않아 구제금융 신청의 시기까지 놓치게 됐다"며 유죄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피고인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피고인측은 "수차례의 대책회의 당시 IMF행은 다양한 대응책과 함께
최후 수단으로 검토됐으며 한국은행측이 몰랐던 IMF 협상장치인 "패스트
트랙"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뒤늦은 대응으로도 볼 수
없다"고 반박해왔다.

검찰은 이와는 별도로 두사람에 대해 대출압력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까지 적용했으나 김전수석의 해태 협조융자건의 경우 대통령 방침에
따른 당연한 직무집행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만큼 역시 유무죄 판단이
쉽지 않다.

강씨와 김씨는 97년 10월말 외환위기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도 김영삼
전대통령에게 은폐, 축소 보고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 구속됐다가
같은해 9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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