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를 낸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은 건축 당시부터 설계와는
다르게 내화시설을 빼 먹는가 하면 전기안전 점검에서의 지적사항을 시정하지
않는 등 불법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경찰은 씨랜드 건물주 박재천(40)씨와 건축사 대표 강홍수(41)씨,
소망유치원 원장 천경자(37.여)씨 등 관련자 5명을 건축법및 소방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1일 긴급체포하고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
이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화성경찰서는 1일 수련원 공사를 감리한 D건축 대표
강씨가 건축주의 부탁을 받고 다중시설 건축에 필수적인 내화시설을 전혀
집어넣지 않는 등 불법으로 설계변경을 해준 사실을 밝혀냈다.

또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컨테이너에 목재를 덧붙여 공사하고 화성군청에는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신고했는 데도 이를 눈감아 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와함께 씨랜드측이 지난 97년 10월 전기안전공사의 정기점검에서
식당등 부대건물의 누전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3차례나 받았으나 이를 무시한
것을 밝혀냈다.

또 화성군의 시설개선 명령도 전혀 이행하지 않았으며 지난 3월 정식개장을
하기 전부터 운영에 들어가 화성군으로 부터 벌금을 부과받고도 영업을 계속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씨랜드 준공 한달만에 수용인원을 5백명에서 6백30명으로 늘어난 점
에 비춰 준공이나 허가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과 결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중이다.

한편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서울 강동교육청에서 유족들은 어린 자녀들과의
이별을 슬퍼하며 오열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직접 찾아가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시신이 안치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방문, "눈으로 확
인한 결과 두개골과 치아가 남아있어 빠른 시일 안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속한 신원확인과 시신 보전상태 개선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참여연대 백승호 변호사 등으로 변호인단을 구성, 사후처리 문제
에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 화성 = 김희영 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