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천사들이 영영 먼 세상으로 떠났다.

꿈나라를 여행중이던 꽃봉오리들은 거센 불길이 동반한 연기에 질식해
단말마의 고통속에 아타깝게 스러져갔다.

"엄마, 여름캠프 다녀올께요. (나 보고 싶다고)울지 말고 기다려요"
"그래, 잘 다녀오너라"는 대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참사의 기억이 생생한데도 어른들의 뿌리깊은
안전불감증과 적당주의, 관할 당국의 감독소홀은 여전했다.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가건물이 어떻게 일반건축물로 둔갑할수 있는지,
단 2개의 비상구만 갖춘 채 숙박시설로 활용됐는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날 참사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인재로 인한 참사가 계속되는데 분노를
참지 못했다.

<> 사고 순간 =소망유치원 원장 천경자(37.여)씨는 "301호 맞은편 방에서
비디오기사 등과 간식을 먹는데 밖에서 "불이야"라는 고함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301호 출입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고 말했다.

불이 났을 당시 어린이들은 모두 잠들어 있었다.

건물 천장과 외벽이 스티로폼과 나무 등 인화성 자재여서 불은 순식간에
번졌다.

게다가 컨테이너로 만든 건물 일부가 붕괴되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

이날 불은 3층 건물 전체를 완전히 태워 7천2백여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정)를 낸 뒤 화재발생 4시간 30분뒤인 오전 5시께 진화됐다.


<> 사고현장 =콘크리트 1층 건물위에 52개의 컨테이너를 얹어 2, 3층에
객실을 만든 씨랜드 수련원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10개의 컨테이너는 붕괴됐고 일부 전소되지 않은 컨테이너 객실에는 타다
남은 이불과 가방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사고희생자 시신 23구가 성별확인도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신원확인 작업에는 최소한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 구조 및 수습 =사고발생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 등
3백50여명은 소방차 등 소방장비 60여대를 동원, 진화 및 인명구조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유독가스와 건물 붕괴위험 등으로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데다
화재발생 신고가 늦게 접수돼 초기 진화작업 및 구조작업에 실패했다.

하지만 수련원 옆 건물에서 묵고있던 레크리에이션 지도강사 등은 "30일
0시30분에 불이 나 곧바로 신고했으나 소방차는 2시간이나 늦은 2시30분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 화재원인 및 수사 =검찰과 경찰은 일단 이날 화재가 모기향불이 이불
등에 떨어졌거나 누전으로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당국은 소망유치원장 천씨로부터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301호에는
인솔교사가 자고 있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12월 신축과 함께 사용승인이 난 이 수련원의 C동 건물중
수련생들의 숙소로 사용되는 2층과 3층이 52개의 컨테이너를 26개씩 두
단으로 쌓아 만든 가건물인데도 일반건축물로 둔갑한 점에 주목, 이 건물의
감리를 맡은 오산 D건축사사무소 관계자와 군청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중이다.


<> 사고 수습 =이날 화재로 숨진 23명의 유가족들은 희생자 종합분향소를
서울 송파구청에 마련키로 하고 보상문제 등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유족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가족대기실에서 유족대책위원회 대표로
쌍둥이 고가현(6)양 자매의 아버지 고석(37)씨를 임시대표로 선출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경기도와 화성군도 사고수습 대책본부를 각각 구성, 수련원의 보험
가입사인 국제화재보험측과 유족들간의 보상협의를 지원하고 경기도
공동모금회를 통해 유족돕기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 화성=김희영 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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