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이 북한에 억류당함에 따라 남북경제 교류가 경색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현대 외에 삼성 등 대북사업을 벌이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이번 사태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이번 사건은 억류된 민영미씨가 지난 20일 오후 구룡폭포코스를
관광하던중 북한 여성 환경감시원에게 폭포옆에 쓰여진 미륵불의 "미"자가
무슨 자인지를 물으면서 발단이 됐다.

민씨는 이야기를 계속하던중 북한에서 한국으로 귀순한 사람들이 잘 살고
있다는 말을 건넸다.

북측 감시원은 민씨의 발언을 문제삼아 1백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하산직후 "민씨가 귀순공작을 꾸몄다"는 구실로 북축
출입국사무소에 억류한 상태에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 현대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의 지휘 아래 관련 직원들이 밤샘
대책회의를 가졌다.

또 베이징에 체류하고 있는 김고중 현대아산부사장을 통해 북측의
아.태평화위원회측과도 접촉했다.

장전항 현장사무수측과도 연락, 민씨의 신변안전과 나머지 관광객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정부와도 긴밀히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2동 삼진빌라 301호 민씨 집에는 민씨의
소식을 묻는 친지들의 전화가 잇따랐다.

그러나 민씨 집에는 큰아들 준영(12)군만이 남아 있었다.

민씨는 금강산관광을 위헤 몇달 전부터 이웃동네 친구들과 함께 돈을 모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큰 아들은 학교 수업문제로, 남편 송준기(38)씨는 사업이 바빠 이번 여행에
동행하지 못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현대측은 민씨가 둘째 아들인 종훈군(6)을 동행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고 밝혔다.

<>. 현재 금강산에 체류중인 우리 국민은 모두 1천2백여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순수 관광객은 억류된 민영미씨와 현대 금강호 승객 5백40명이다.

이밖에 금강호 승무원 4백80여명,금강산 일대에서 일하고 있는 현대직원
2백여명도 북한에 남아있다.

<>. 북한과 교역중이거나 교역을 추진중인 종합무역상사들도 중국 지점
등에 긴급 상황파악을 지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평양에 체류중인 삼성물산의 방북 사업단은 이날 예정대로 임무를 마쳤다.

삼성은 22일 오전 북한을 떠나 베이징에 도착하는 일정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삼성 이외의 다른 종합상사들도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밤늦게까지 사태 추이
를 지켜봤다.

< 김정호 기자 jhkim@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