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27일 인터넷 전자우편(E-메일)을 통해 북한에 국내동향을
보고해 온 혐의로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정책실장 이우신(27.가명)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초부터 모두 1백60차례에 걸쳐 국내
정치.군사.재야 동향 등을 북한에 보고하고 투쟁지침을 전달받아
PC방이나 대학 총학생회 사무실, 후배 자취방 등에 있는 PC를 통해
전파해왔다.

이씨는 매주 월.수.금요일에 정기적으로 북한의 학생단체와 전자우편을
주고 받으면서 투쟁지침이나 연설문 등을 전달받을 때는 반드시
"공사문서"란 제목을 달아 일반인들이 쉽게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

이씨의 이같은 수법은 영화 "쉬리"에서 남파된 인민군 특수8군단
장교 박무영(최민식 분)이 PC방에서 저격수 이방희(김윤진 분)와 접선해
채팅, 지령을 주고받는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

영화 "쉬리"의 접선장면이 이씨 사건과 유사점을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이 영화가 국가정보원의 자문을 받아 실제와 가깝게 만들어졌기
때문.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계자는 "인터넷 전자우편을 이용한 간첩활동이라
는 초유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 "쉬리"의 내용과
일치하는 점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