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박상길 부장검사)는 10일 이정보(55) 전 보험감독원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새정부 들어 금융감독 당국의 최고 책임자가 수뢰혐의로 구속되기는 이씨
가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원장은 대한생명 대표이사이던 김모씨로부터 지난 96
년9월부터 6차례에 걸쳐 4천5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전원장이 김씨로부터 금융감독을 할 때 잘봐달라는 부탁을 받
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96년 9월 서울 종로구 통의동 보험감독원 원장실에서 처음
으로 1천만원을 받았으며 지난해 10월까지 다섯차례나 더 금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대한생명이 계열사에 대출해준 금액이 정식보고한 액수보다 많
은 것을 알고도 묵인해 줘 직무유기 혐의를 추가로 적용받았다.

검찰은 당초 보고액은 1조1백57억원이지만 실제액은 1조4천5백83억원이 더
많은 2조4천7백40억원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지난해 7월 대한생명이 계열사들에게 부당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특별검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
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행시 7회로 재무부 보험국장 세무대학장 관세청 차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거쳐 지난 96년 8월부터 지난해말까지 보험감독원장을 맡아왔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