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올 춘투에 시동을 걸었다.

19일 새벽 단행된 서울지하철노조의 전면 파업을 시작으로 정부의 구조조정
철회및 정리해고 중단을 위한 총력투쟁에 들어갔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민노총 산하 공공연맹 소속 서울지하철 데이콤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기술등 4개 노조가 전면 파업 또는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날 오후 서울역앞에서 공공연맹 주관으로 열린 총력투쟁승리 결의대회에도
1만여명의 노조원이 참가했다.

20일에는 영화진흥공사노조, 21일에는 한국과학기술원등 3개 과학기술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26일에는 조합원 4만5천여명의 한국통신이 뒤따른다.

민노총은 오는 5월 1일 노동절 집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한 뒤 같은달 12일
부터 금속연맹을 중심으로 파업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잠잠하던 노동문제가 돌발해 회생 기미를 보이던 한국경제는 다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가신인도가 떨어지고 외국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개혁이 지지부진하다고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노.정간
의 대립으로 일부 기간산업까지 노사분규의 대상이 된다면 한국은 또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 박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게다가 노동문제를 풀어갈 노사정위원회까지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이미 올들어 지난 18일까지 노사분규로 인한 손실일은 41만1천1백92시간.

지난해 같은 기간(10만5천7백5시간)의 4배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올 춘투의 특징 =한국노총이 정부 측과 관계를 끊지 않은 것과는 달리 올
춘투는 민주노총이 주도하고 있다.

주요 동원세력은 공공연맹.

핵심적인 관심사가 임금인상이나 복지가 아니라 구조조정 철회라는 것을
말해 준다.

감원 철회 등의 고용 안정이 쟁점사항이다.

"돈이" 아니라 "일자리"가 문제여서 투쟁은 거세질 수 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민노총 산하 노조 간부 3천여명은 이미 "구속결의서"에
서명한 상태다.

민노총은 지난 2~3월중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4개사 동시파업 및
금속연맹 산하 연쇄파업 투쟁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사실 초초한 상태다.

결국 지하철 노조의 파업을 전기로 투쟁의 강도를 높여가는 수순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향후 전망 =지하철 파업 해결이 선결과제다.

서울 명동성당에 들어가 있는 민주노총및 지하철노조 집행부 검거가
늦어지고 지하철노조원의 현장복귀가 저조하다면 노동계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파업 분위기도 높아진다.

지하철파업 사태가 3일내에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민의 불만은 증폭될 것이고
이 부담은 정부에게 돌아간다.

강경기류속에서 지하철에 이어 제2선에 있는 한국통신의 파업열기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한국노총과 경총이 노사정위원회법 제정에 합의한 만큼 노사정위원회가
빠르면 5월중에 가동될 여지가 있기는 하다.

노사정위원회가 재가동되면 노동계의 연대파업 명분이 상당부분 퇴색할수
있다.

또 19일부터 이어지는 파업도 지하철을 제외하면 파괴력은 크지 않다.

그렇지만 이와 관계없이 개별 노조 단위의 파업등 "국지전"은 지난해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의 상실을 보상받으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민주노총 투쟁일정 ]

<>4.20 =공공연맹 총파업전진대회(광화문~정부종합청사).
영화진흥공사 파업.
<>4.21 =총력투쟁 결의대회(대학로).
전국연구전문노동조합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파업.
<>4.22 =공공연맹 총파업전진대회(국민회의당사앞).
부산지하철 한국냉장 등 3개사 파업.
<>4.23 =노동자 총궐기대회(서울역).
두원 조선 한국 한덕 등 4개생보사 파업.
<>4.24 =총파업승리 결의대회(청량리역).
실업자대회(서울역).
전국농민대회(대학로)
<>4.26 =전국 동시다발 지역별 집회.
한국통신 파업.
<>4.27 =민중연대집회(명동성당).
대학노조 파업.
<>4.28 =사무노동자 총궐기대회
<>4.29 =노동절투쟁 단위노조 출정식
<>5.1 =노동절기념 전국노동자대회(서울역~명동)
*금속연맹과 보건의료연맹은 5.12일이후 총파업계획.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