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두연(58) 신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은 2일 "국가 경제
재건을 위해 어느 때보다 수출증대와 외국인 투자유치가 중요시되는 시점
에서 KOTRA 사장직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실질적으로 투자유치
와 수출증대에 도움이 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에 KOTRA 사장직을 맡았는데 소감은.

"국가에 봉사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한국 경제가 다시 본궤도에 올라설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

-앞으로 KOTRA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업무 파악이 아직 덜돼 뭐라고 말하긴 힘들다.

다만 현실을 살펴볼 때 KOTRA도 경영혁신, 개혁의 물결에서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 경제는 완전히 IMF 관리체제로부터 벗어나지 않은 상태다.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고 외국인 투자유치에서 보다 실질적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신규시장 개척과 동시에 기존에 확보한 시장을 다지는데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수출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든다면.

"KOTRA의 "코아 밸류"(Core Value:핵심가치)는 명백하게 제시돼 있다.

바로 수출입국, 무역입국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주어진 임무를 시대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

여기엔 해외 바이어를 국내에 초청해 국내업체들과 상담회를 개최하는 것,
해외에 나가 외국 바이어와 국내 업체를 매치시키는 것, 국내 상품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것 등의 수단이 있다.

최근들어선 벤처 산업,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상품 교역외에 소프트웨어의 수출산업화를 지원하는 한편 21세기
문화의 시대 도래에 따라 문화 상품의 수출을 돕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와함께 인터넷 보급 확대에 따른 전자상거래에도 대비해 기업들이 인터넷
을 이용, 수출을 늘릴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겠다"

-지방 자치단체들도 수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앞으로 세계는 글로벌화와 로컬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이다.

해외 부문에선 현지 무역관을 활용해 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반면 로컬화와 관련해선 지방자치 단체 및 수출유관기관과 협력해 지방
소재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에 힘쓸 방침이다.

지자체, 수출유관기관들과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조해 수출확대에 기여하겠다"

-무역관련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등 국제통으로 알려져 있는데 외자
유치 쪽에선 어떤 일을 벌일 계획인가.

"공무원으로 23년간 근무기간 동안 주로 해외 업무를 맡았었다.

행정고시(7회) 합격후 경제기획원에 근무할 당시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ADB) 등으로부터 차관도입 업무를 맡았으며 상공부에서도 상역국장과 통상
협력관으로 주로 통상분야에서 일했다.

상공부 시절인 지난 87년부터 91년까지는 미국이 종합무역법과 슈퍼 301조
를 만들어 통상 공세를 본격화하던 시기였다.

당시 정부의 통상문제 실무대표를 맡아 대미관계를 원만히 이끌어낸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구축해놓은 외국인 인맥과 경험을 살려 올해 1백50억달러 외자
유치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 투자박람회 준비상황은.

"APEC 투자박람회는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제안으로 한국서 처음 열리는 것이다.

KOTRA 주관으로 오는 6월 2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게 된다.

현재 APEC 회원국인 21개국이 모두 개별전시관을 만들어 참가하겠다는 뜻을
통보해온 상태다.

행사가 원만히 끝나고 실질적 성과를 낼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하겠다.

APEC 투자박람회는 역내 회원국간 투자를 촉진시켜 공존공영하자는 것으로
박람회 기간중 2천여명의 투자자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OTRA 산하에 설치된 외국인투자지원센터(KISC)가 설립 1주년이 다 돼간다.

그동안의 활동을 평가해 본다면.

"어느 조직이든 설립 초창기엔 많은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1년간은 이런 맥락에서 외국인투자지원센터의 정착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지원센터 이름이 외국에도 점차 알려지고 있고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앞으로 실질적이고 실효성있는 외국인투자 유치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힘쓰겠다.

외국인 투자 유치 조직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 입장에서 어떻게 해 나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는 앞으로의 과제다"

-KOTRA는 그동안 기획예산위원회 지침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경영합리화를 지속할 것인가.

"경영은 "성과와 실질"이 포인트다.

KOTRA 조직이 그렇지 않다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

경영이 성과와 실질을 거두려면 각 개인의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

KOTRA 임직원이 세분화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프로를 양성
하겠다.

수출증대와 외국인 투자 유치도 프로들이 돕는다면 훨씬 큰 성과를 낼수
있을 것이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매일 아침 6시30분부터 한시간동안 단전호흡을 하고 있다.

단전호흡의 핵심은 모든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최선을 다하겠다"

전북 남원 출신인 황두연 사장은 전북대 법학과를 나온 뒤 제7회 행정고시
에 합격, 과거 경제기획원 경제조정관실 사무관으로 관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구 상공부에서 무역정책과장 통상협력관 상역국장 중소기업국장을 등을
거쳤다.

상역국장 시절 대외무역법을 새로 만들어 규제위주의 무역 관련 법안을
대폭 뜯어고친바 있다.

92년 관계를 떠나 한국무역협회 자회사인 (주)한국무역정보통신 감사로
자리를 옮겼고 94년에 무역협회 전무, 97년 상근부회장에 올랐다.

원고없이 국제회의를 주재할수 있을 정도로 영어에 능통하며 달변가로
소문나 있다.

논어 맹자 등 옛것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부인 조승희씨와의 사이에 3녀를 두고 있으며 등산과 골프가 취미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