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오는 2010년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비자없이 입국할 수 있고
관세없이 상품을 교역할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로 개발된다.

이정무 건설교통부 장관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제주도 개발계획안"을 보고하고 이 안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마스터 플랜 등에 대한 연구용역(용역비 15억원)을 오는 5월까지 국내외
전문 연구기관에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교부는 내년 상반기중 나오는 이 용역결과를 기초로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확정짓고 제4차 국토계획(2000~2020)과 연계시켜 단계적으로 개발할 방침
이다.

<> 어떻게 추진되나 =이 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1단계로 내년말까지
관광진흥법, 출입국관리법 등 국제자유도시 지정에 걸림돌이 되는 개별법
보다 상위법률인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개발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
오는 2002년까지 관광자유도시로 육성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적성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 국민들이 입국사증없이 입국할 수
있고 도 전체가 관광특구로 지정돼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 등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또 중국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문화타운을 건설하고 외자유치를
통해 5백만평 규모인 대규모 리조트단지를 개발키로 했다.

2단계로는 2006년까지 외환거래를 자유화하고 수입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등 비즈니스 기능을 강화, 동북아시아지역 교역 중심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단 환경보전을 위해 제조업 공장 유치는 가급적 억제한다.

3단계로는 2010년까지 외국인에게 비밀예금구좌를 허용하고 국제인터넷
증권거래소를 개설하는 등 종합금융센터로 육성, 다국적 금융기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금융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 사회간접자본 투자계획 =오는 2001년까지 현재 42개소 5천1백95실
규모인 호텔시설을 78개소 1만1천6백62실로 늘리고 2002년까지 1천8백억원을
투입, 중문단지에 3천5백명을 수용하는 컨벤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또 2010년까지 제주공항과 정석공항을 증설, 연 운항회수를 20만회에서
23만회로 늘리고 해저 광케이블 7만7천회선과 무선통신망 2만9천회선을
깔기로 했다.

특히 교역증가에 따른 항만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연간 4백57만t
규모인 하역능력을 2011년까지 1천6백52만3천t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 개발효과 =이 계획이 실현되면 외국인 직접투자 1백50억달러, 관광이나
쇼핑, 임차료 수입 35억달러(연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건교부는 기대
하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이 끝나면 25만명의 고용창출효과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 문제는 없나 =무관세 무비자등 국제자유도시로서의 명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관세법과 외환관리법 출입국관리법 등 10여개 개발법을 고쳐야
하는 등 넘어야할 산이 한두개가 아니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특례법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건교부는 제주에 대한 특례를 적용할 경우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을 우려, 현행 제주도 특별개발법에 특례조항을 넣는 것을
선호하고 있어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재원조달도 문제다.

정부는 이미 지난 93년 인천 신공항건설계획 발표와 함계 추진해온 영종도
자유도시 건설계획을 포기,정책의 혼선과 함께 외국투자자가들에게서 신뢰성
을 잃은 바 있어 외자유치가 여의치 않은 상태다.

또 제주도개발특별법에 따른 각종 개발사업도 민자와 외자유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제주도의 국제자유도시 조성은 관련법 정비와 재정투자, 외자유치가
최대의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송진흡 기자 jinh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