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계속된 한.일어업협정 추가협상이 완전 타결됐다.

김선길 해양수산부 장관과 일본의 나카가와 쇼이치 농수산상은 17일 도쿄에
서 한.일 어업협상을 가진뒤 공동합의문을 발표, 일본해역에서의 한국 쌍끌이
조업척수를 80척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쌍끌이어업 어획량은 외끌이와 트롤어업에 할당된 7천7백70t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할당량이 80% 이상 소진될 경우 추가배정을 논의키로 했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측은 복어채낚기 74척, 갈치채낚기 18척을 추가 조업
키로하는 한편 자망에서 30척, 장어통발에서 5척을 각각 감축키로 했다.

대신 일본측은 우리수역내에서 조업하는 복어반두(그물을 둘러쳐 복어를
떠올리는 어법)어선을 현재 4척에서 30척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백조기 등을 잡는 제주도 주변 수역에서의 저인망조업 척수를 현재 35척
에서 48척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득실 비교 =이번 추가협상에서 우리는 쌍끌이 조업척수를 확보하기는
했으나 추가어획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커다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대형기선저인망 어업에 이미 할당된 7천7백t의 소진방법만 약간 바꿨다는
것이다.

저인망할당량이 80% 이상 소진된 상황에서 다른 어업 쿼터가 남아있으면
이를 활용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평가다.

할당어획량이 급감한 상태에서 다른 어업의 쿼터가 남을 가능성이 없고
다른 어업에서 할당량을 빼올 경우 어민들간 반목만 더하게 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일본측에 고급어종인 복어반두업 척수를
무려 8배나 늘려줬다.

또 반대급부로 자망과 장어통발에서 각각 30척와 5척씩을 줄였다.

여기에다 백조기어장의 문까지 열어 상황은 추가협상 이전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남은 문제점 =우선 추가협상 타결이 오부치 일본총리의 방한을 앞둔 정치
적 결단이었던 만큼 그동안 불만을 토로해 왔던 어민들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미흡하다.

쌍끌이입어라는 카드를 얻었고 센카쿠열도 해역에서의 복어.갈치채낚기
조업기반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내준 부분이 너무도 "아픈"곳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해양부는 쌍끌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백조기와 복어잡이라는 새로
지펴진 불길과 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부산과 제주어민들은 "할당량이 기존 어획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데다
백조기어장 마저 내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오징어채낚기 조업기간
확대와 상어유자망 문제는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한 회담에서 도대체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