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도 선진국형 연구개발 경영기법을 서둘러 도입해야 합니다"

대우고등기술연구원 원장으로 최근 취임한 김한중(62) 박사는 "대우고등기술
연구원을 선진국형 대기업연구소의 모범사례로 키울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연구과제와 연구원의 평가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목표관리"라는 경영기법을 도입, 성과중심의 운영 및 평가체제를 갖출 생각
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대기업의 중앙연구소는 단기적 성과중심의 연구와 함께
중.장기적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초연구가 중요하다"며 "취임 첫해인
올해는 연구소 시스템을 선진국형으로 바꾸고 내년부터는 대우의 기술경영
전략에 따라 미래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의 기술개발이 "사회전반의 특성과 마찬가지로 "빨리빨리
식"으로만 진행되고 있다"며 "21세기 기술기반의 경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요소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따라서 이산화탄소(CO2)저감기술이나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계열사에서 직접 연구하기 어려운 미래기술 개발을 선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국내 대기업 연구소가 선진국 연구소에 비해 가장 뒤떨어진
부분은 연구관리체계의 허술"이라며 대표적 사례로 "연구원에게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과 부서 이기주의에 따른 연구과제의 중복현상"을
지적했다.

김 원장은 따라서 다양한 전문능력을 갖춘 연구원을 적극 발굴, 장기 핵심
과제를 수행토록 하는 "연구원을 위한 연구소"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한중 원장은 60년 서울대 공대를 나와 미국으로 건너가 리하이대에서
금속 및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69년부터 96년까지 GTE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다 96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한전 전력연구원장을 맡아 왔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