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자동차 무역사기 사건과 관련, 구속기소된 전종진씨 측이 "검찰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씨 측은 8일 변호사를 통해 검찰 발표문을 검토한 결과 도저시 납들할
수 없는 4대 의문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브라질정부와의 외교마찰은 물론 국내 기업의 브라질시장진출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그 추이가 주목된다.

4가지 의문점을 짚어본다.

<>전씨는 왜 귀국했나 =우선 1억8천만달러를 사기치려 했던 전씨가 순순히
한국에 들어온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

전씨가 체포된 시점은 지난해 11월24일.

전씨측은 아시아자동차가 현대로 인수된 후 기존계약관계에 대한 설명과
거래계속여부 등에 대한 협의차 들어왔다가 검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고
밝혔다.

연행된 것도 회의직후였다.

이에대해 검찰은 전씨가 브라질 정부로부터 관세포탈등의 혐의로 내사를
받게 되자 한국으로 입국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위스나 미국은행에 거액을 도피시켰다면 제3국으로 도피하는 것이
"정상적인 선택"이라는 얘기다.

<>돈은 어디에 있나 =검찰수사결과에 따르면 전씨는 아시아자동차의
수출대금 1억8천만달러를 자신이 설립한 아메리칸 사모아(AS)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아시아자동차 현지법인(AMB)에 자본금으로 돌렸다.

그렇다면 AMB에 실제 자산이 남아있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검찰은 AMB는 현재 완전자본잠식상태로 껍데기뿐이며 회사 이익금의 대부분
은 전씨가 국외로 도피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반면 전씨측 변호인은 현지 회계법인(BDO)이 AMB에 대한 외부감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AMB에는 2억6천만달러(현지 화폐단위 2억8천4백만 리얄)이상의
자산이 남아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서류제시)하고 있다.

변호인측은 이를 위해 조만간 현지로 출국해 합작투자 계약서와 AMB에 대한
재산실사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는 이 사건을 몰랐나 =검찰은 이번 사건은 전씨와 아시아 내부자가
조직적으로 공모한 범행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측은 그러나 아시아가 합작공장설립을 위해 상무급 임원을 포함, 33명
의 인원으로 프로젝트팀을 구성, 현지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모든 합작투자에 따른 계약업무와 공장부지조성및 설립등 모든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았던 만큼 아시아 본사가 이를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지난해 3월 AMB의 주총결의문에 따르면 AMB의 최대주주인 아시아는
미수채권(D/A)을 AMB의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와
있다.

<>현지공장 설립경위는 어땠나 =검찰은 전씨가 미상환 D/A채권에 대한
아시아측의 상환요구가 거세지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현지공장 설립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합작투자를 빌미로 외상거래를 늘려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사업계획상으로는 건설비용전액을 브라질 정부의 자금으로
이뤄지도록 계획됐었다.

브라질 개발은행(BNDES)으로부터 공사비 90%를, 공장이 들어서는 바이아주
(주)정부로부터 1억달러의 장기저리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다만 아시아측은 융자금에 대한 보증만 서면 되는 것이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로 배당된 이 사건은 검찰과 변호인측의 열띤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