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겨울가뭄이 두달째 계속되면서 농작물 피해는 물론 공업용수와
식수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4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전국 다목적댐과 용수전용댐의 경우 방류랑은
일정한데 비해 유입량은 전혀 없어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특히 울산과 포항 등 경상남북도 일부지역은 최근 한달간 한차례도 눈이나
비가 내리지 않아 이 지역 댐들의 저수율이 예년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낙동강 수계에 위치한 임하댐의 경우 저수율이 25.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울산지역에 위치한 사연댐은 저수율이 39%에 불과, 지난해의 5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은 실정이다.

또 남강댐의 경우 저수량이 4천3백만t으로 저수율이 31.6%에 지나지 않아
지난해 47.8%보다 16%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비축해 둔 물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특히 1월에도 전국적으로 큰 비나 눈은 없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극심한
가뭄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7.4mm로 97년 같은 기간
59.8mm의 12%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22일부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내린 건조주의보도 아직
해제되지 않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에는 예년 평균 1백83mm보다 무려 1백50mm 가까이 줄어든
37mm의 강수량을 보였다.

광주 대전 춘천 등도 불과 20mm 안팎의 강수량을 기록, 지난해보다 최고
2백30mm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울산, 전남 고흥, 경남 산청 합천, 경북 구미 영천지역의 경우
가뭄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예년 12월 평균 강수량이 1백83mm를 기록하던 울산은 3mm에 불과하고
1백mm를 훨씬 웃돌던 산청 합천지역도 4mm에 그쳤다.

기상전문가들은 이번 가뭄의 원인을 라나냐 영향에 의한 이상난동에서
찾고 있다.

이에 따라 보리 등 겨울 농작물 뿐만 아니라 휴면기에 들어간 봄작물의
발육에도 피해가 예상되며 산불 등 화재위험도 커지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가뭄으로 인해 양파 마늘 재배지와 딸기 참외 등
비닐하우스의 토양수분이 부족해 발육부진과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가뭄현상이 계속될 경우 지하수 등 대체 수원을 개발할 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지난달 산불 위험도가 81%를 넘어서자 대구와 경북
포항 경주 등지에 산불위험경보와 산불경계경보를 발령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폭우 때문에 전국 다목적 댐의 저수량은
전년 동기대비 1백24%로 아직은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그러나 가뭄이
계속될 경우 댐 방류량을 늘릴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류성 기자 star@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