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산의 원인인 브루셀라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축산농가에 보급된 브루
셀라 백신이 엉터리로 제조돼 소유산률을 더 높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소의 생산과 유통을 전산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소수급 전산화사업"은
수백억원의 국가예산만 낭비한 채 농림부 공무원과 업자들의 배만 채운 사
업이 된 사실도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3부(명동성 부장검사)는 30일 밀수한 미국산 백신을 원료로
엉터리 백신을 만든 뒤 국내 개발품으로 둔갑시킨 대학교수와 서류검토만으
로 제조허가를 내준 농림부공무원 등 9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이들중 전북대 수의대학장 백병걸(51)교수를 허위공문서작성 및 가
축전염병예방법 위반등 혐의로,농림부 전수의계장 어중원(51)씨와 전방역 2
계장 최홍렬(53)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또 농림부 산하전수의과학연구소장 이재진(58)씨등 3명과 업체 대표 3명을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전가축위생과장 배모(53)씨등
3명을 징계토록 농림부에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교수는 미국에서 브루셀라 백신 RB51의 원료(종균)와 산업
용 백신제품을 몰래 들여와 시험용 백신을 제조한 뒤 마치 국내에서 분리한
균주로 개발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농림부에 허위 보고한 혐의다.

백교수는 또 일부 소가 백신접종후 브루셀라 양성반응을 보인 사실을 은폐
하고 시험대상 소의 숫자를 부풀리는 등 연구성과를 과대 포장해 농림부로부
터 브루셀라백신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불량 백신을 맞은 젖소 36만마리를 포함한 총 39만마리의 소 가운데
1만4백여마리가 유산과 조산및 산유량 감소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소관리 전산화사업에 대한 수사결과, 소수급 전산화(귀에 바코드
표 부착등)사업에 95년부터 총 6백억원의 지원금 예산중 2백84억원이 투입됐
으나 전산통계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등 예산만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관련 전산화사업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농림부 축산국 축산정책
과장 최상태(46)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뇌물을 준 종축개량협회장 설동섭(64)
씨 등 2명을 뇌물공여 혐의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