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과에 지원할 것인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요즘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공통 관심사다.

수능시험 점수가 뛰어난 학생들은 특차지원을 통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있는 수험생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하느라 골머리를 앓기
마련이다.

전공선택은 자신의 장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전공을 선택할 때 본인의 적성과 장래전망, 취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의 김영선 평가실장은 "올해 입시의 경우 각 대학들이
모집단위를 광역화해 학과나 전공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의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 모집단위를 잘 살펴라 =99학년도 대학 입시의 특징중 하나는 모집단위의
광역화.복수화다.

과거 국문과 영문과 사학과 등 특정 학과 단위로 신입생을 뽑던 대학들이
인문학부 어문학부 사회과학부 정보통신전공 등으로 모집단위를 넓혔다.

모집단위 확대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전공 선택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막상 원서를 낼 때는 헷갈릴수 밖에 없다.

특히 모집단위의 명칭만으로는 어떤 학문분야를 배우는지 쉽게 알수 없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고려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은 서양어문학부에
지원해야 한다.

반면 연세대의 경우 인문학부에 영어영문전공이 있다.

연세대 유럽문학부(독문 불문 노문학과)에는 영문학 전공이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 고려대는 공과대에 화학공학전공을 두고 있지만 연세대는 화공생명공학부
에 같은 전공을 설치했다.

한양대 시스템응용공학부에는 원자력공학과 산업공학 전공이 포함돼 있다.

학부 이름만으로는 무슨 전공이 있는지 잘 알 수가 없다.

<> 과거 경쟁률과 커트라인은 의미없다 =모집단위 광역화는 과거 학과별
경쟁률과 커트라인도 불명확하게 만들었다.

여러 학과와 전공을 합치다 보니 인기.비인기 학과가 한번에 묶인 탓이다.

여러 학과가 섞여 과거 수년간의 경쟁률과 커트라인이 별 의미가 없게 됐다.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몰릴 경우 경쟁률과 커트라인이 훨씬 높아질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입시전문가들은 전년도 입시의 커트라인을 너무 믿지 말라고
충고한다.

예상 커트라인을 과거 점수 보다 약간 올려 잡는 것이 안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 모집요강을 꼼꼼이 살펴라 =대학별 입시요강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곤란을 겪을 수 있다.

또 입시안이 발표돼도 변동되는 사항이 적지 않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지방에 있는 수험생이 서울 소재 대학에 전자우편으로 원서를
접수하려고 계획했다가 해당 학교의 준비 소홀로 전자접수가 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결국 학원이나 입시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험생 본인이
직접 지원하려는 대학에 궁금한 사항을 문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앞을 내다보고 전공을 선택하라 =현재는 인기학과가 아니지만 앞으로
몇년 이내에 유망학과가 될 가능성이 있는 분야도 많다.

수험생들은 당장 눈앞의 상황과 여건만을 따질게 아니라 적어도 5~10년
앞을 내다보고 학과를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단적인 예로 남학생들의 경우 군복기간을 합치면 대학에 진학한뒤 졸업
하기까지 7년 이상 걸린다.

졸업했을 때 자신의 전공이 사회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 지는 곰곰히 따져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망한 분야를 <>노인복지 <>장애인 관련 전공 <>국제
관계법 <>여가.레저분야 <>생활의학분야 등을 꼽고 있다.

고령화 및 복지사회 진전에 따라 노인문제를 다루는 실버산업과 장애인과
관련된 특수교육 분야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애인 복지와 관련된 학과는 재활학과 특수교육학과 등이 대표적이다.

국제관계법의 경우 국제화.세계화 추세에 따른 국제적인 분쟁 급증 등으로
유망분야로 꼽히고 있다.

미래를 바라본다면 힘든 고시공부에 매달리는 것보다 국제관계 분야를
전공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예.체능계의 경우 여가와 레저산업의 발달 추세에 맞춰 사회생활체육
이라든지 운동의학 성인병관련 분야를 권할만 하다.

과학분야에서는 컴퓨터를 일상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우선 순위.

단순히 컴퓨터 활용기술을 배우는 분야가 아니라 컴퓨터와 정보를 접목
시키는 분야가 좋다.

<> 4년제와 전문대를 혼동하지 마라 =산업대와 전문대의 교명 자율화
조치에 따라 대부분의 산업.전문대가 이름에서 "산업"및 "전문"자를 떼어
냈다.

대학 이름만 놓고는 4년제 인지 전문대인지 분간이 가지 않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20여개 전문대의 경우 4년제 대학의 입시(정시모집)일과 겹쳐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

예컨대 남서울산업대가 남서울대학으로, 대구전문대가 대구과학대로,
포항전문대가 포항1대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수험생들은 지원에 앞서 반드시 4년제인지, 2년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전문대학들이 이름을 바꾸더라도 입시요강에는 2년제임을 명시
하도록 했기 때문에 입시요강을 살펴보면 4년제와 전문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신문 등에 발표된 1백58개 전문대 입시요강을 오려 놓는 것도 좋은 방법
이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입시기관이 본 유망전공 ]

<>뉴미디어(멀티미디어) - 동의대 부경대 용인대 남서울대 청운대 광주여대
한국산업대
<>유아특수교육 - 우석대 대구대
<>항공우주(기계)공학 - 건국대 한국항공대 충남대 부산대 조선대
<>호텔관광경영 - 세종대 수원대 남서울대 청운대 청주대 영산대 탐라대
<>사진영상(예술) - 중부대 초당대 동신대 순천대 상명대 중앙대 광주대
<>산업정보 - 중앙대 공주대 여수대 탐라대
<>생체공학 - 고려대 중앙대 대구대 여수대 밀양대 신라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