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아시아성학회 이틀째인 26일 행사장인 한국경제신문사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천여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져 주최측을 놀라게했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뤘지만 신세대 주부에서부터
대학생 중년주부 심지어 종교인도 눈에 띄었다.

특히 중년주부 중에는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게 아직은 낯선듯 친구와 함께
찾아오는 이가 많았다.

관람객들은 평소 갖고 있던 성 관련 궁금증이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전문가들로부터 듣고는 상당히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이번 성학회를 통해 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됐다"며
"음지에 있던 성이 양지로 떳떳하게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머리가 파릇파릇한 스님까지 성학회 행사장에 참석, 이채를 띄었다.

주인공은 일산 통화사에서 올라 온 이경진(45)스님.

이 스님은 "중이 성학회에 참석한다고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며
수도승답게 주변의 눈길에 초연해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 스님은 "성이라는 낱말을 뜯어보면 마음을 일으키는 모든 것이 성"
이라며 "스님도 성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참관의 변을 밝히기도.

이 스님은 성을 다룬 우표를 수집하는 것이 취미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참관객 중에는 행사장을 알리는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캠코더로 모습을 담는 사람들이 눈길을 끌었다.

중국 하이난섬에서 아내 미판(36.의사)씨와 함께 온 등미위(43.화이난
대학 의학연구소)교수는 "한국에서 열린 성학회에 참여한 것을 평생
기념으로 간직하기 위해 캠코더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등 교수는 이번 성학회에서 "섹스불능 상황에서의 흥분장애와 대처에 대한
사례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주최측 사무국은 이날 오전부터 빗발치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
이었다.

행사장이 있는 신문사 위치를 묻는 것에서부터 무슨 무슨 성강좌가 열리는
지를 알려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주최측은 "당초 오늘 하루만 2천명 가량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3배가량 많은 숫자가 찾아온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광주에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올라온 노준 조선대학부속병원 비뇨기과
전문의(41)는 "국내에서 이같은 행사가 열려 외국에 가지 않고도 고급 정보
를 얻을 수 있어 좋다"며 "특히 발기장애에 관한 세미나가 큰 도움이 됐다"
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후 1시부터 18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화이자제약의 심포지엄에는
3백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려들어 "비아그라"에 대한 시중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화이자는 또 세미나장 입구에 참관객들을 위해 푸짐한 다과도 준비,
이래저래 눈길을 끌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