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학년도 대입에서도 논술이나 영역별 가중치, 계열별 교차지원 등이
성패를 가름할 최대 요소로 떠올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상보다 쉽게 출제돼 중상위권 득점자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수능점수는 사실상 변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기관들은 수험생들의 평균점수가 지난해 보다 최고 30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고득점자 대역이 두터워졌다는 얘기다.

결국 수험생 입장에서는 논술 등 다른 전형요소가 승부처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일부 고교에서는"쪽집게 논술 특강"을 위해 유명강사를 초빙하는 등
이 부분을 집중 강화하고 있다.

<> 논술이 당락 가른다 =상위권(3백50점이상)과 중상위권(3백~3백49점)의
격차가 좁혀져 논술의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은 논술고사에서 한국 및 동서고금의
고전을 예문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지난해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출제했듯 올해도 비교적
긴 제시문을 놓고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서술토록 할 계획.

연세대는 요약형 문제를 없애고 서술형 문제 하나만 출제할 예정이다.

고려대는 고전을 예문으로 제시,종합적인 사고력과 논증력 문장력 창의성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서강대의 경우 논제와 함께 도표 지문 자료 등을 제시키로 했다.

이밖에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동국대
건국대 등도 고전을 예시문으로 제시한다는 방침.

입시전문가들은 가능한 한 고전이나 논문을 많이 접하되 종합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연습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특히 혼자 공부하기 보다는 친구들끼리 주제를 바꿔가며 답안지를 비교
하면서 쓰기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조언한다.

<> 가중치를 노려라 =영역별로 수능시험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학은 모두
37개대.

가중치는 대학의 계열이나 학과특성에 따라 수능시험 4개 영역(언어
수리탐구I.II 외국어)중 특정 영역점수에 가산점을 주는 것.

가중치가 적용되면 수능 총점이 같더라도 영역별 점수의 많고 적음에 따라
실제 점수가 달라지게 된다.

두터워진 중상위권 학생들간 박빙의 경쟁에서 가중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수능시험에서는 수리탐구I (수학)영역이 어려웠던 만큼 이 영역의
가중치 여부를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리탐구I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중앙대 가천의대
등 18개 대학의 자연계열이다.

이들 대학의 자연계 지원자는 수리탐구I 영역의 점수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중치에 따른 영역별 변별력은 수리탐구I 수리탐구II 외국어 언어 순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교차지원 활용하라 =이번 입시에서는 1백여개 대학(4년제)에서 인문.
자연계간 교차지원을 허용한다.

의예과의 경우 자연계열의 대표적인 학과였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인문계
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고려대가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교차지원을 허용했고 이화여대는 의예과를
포함, 일부 학과에서 계열별 교차지원을 허용했다.

지난해 입시부터 교차지원을 허용한 아주대와 인제대 의예과 등에는 인문계
고득점자들이 대거 지원, 합격하기도 했다.

특히 금년에는 중위권(2백50~3백40점) 점수대에서 인문계보다 자연계의
점수상승폭이 2~6점 가량 높아 자연계 수험생들은 인문계 인기학과를 노려
볼만 하다.

반대로 수리탐구I에서 고득점을 한 인문계 학생이라면 의예과를 포함한
자연계열에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 기타 변수 =이번 입시부터 서울대와 연세대가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
목적고 수험생들에게 적용하던 비교내신제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내신등급에서 일반계고교 출신학생보다 불리한 특목고생들은
학생부(내신) 반영비율이 낮은 특차모집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또 수리탐구I이 어렵게 출제돼 "전통적으로" 수학에 약한 여학생이
불리해질 전망이다.

이는 여학생들의 여대 선호현상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교원정년단축 등으로 교사채용이 크게 늘어날 계획이어서 국립
사범대나 교육대의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 주요대학 논술출제방향 ]

<> 건국대 :고전에서 지문추출
<> 경희대 :고전에서 자료제시형 문제 출제
<> 고려대 :고전에서 자료제시형 문제 출제
<> 동국대 :통합교과형 문제
<> 서강대 :고전을 현대적 시각에서 논술
<> 서울대 :통합교과형 문제
<> 성균관대 :고전에서 자료제시형 문제 출제
<> 연세대 :서술형 1문항만 출제
<> 이화여대 :고전 자료제시형
<> 중앙대 :고전을 우리 삶과 연관시키는 문제
<> 한국외대 :고전 자료제시형
<> 한양대 :통합교과형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