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은 금강산 관광에서 많은 북한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은 관광코스 곳곳에 배치돼
있는 안내원들.

이들은 평소에는 직접 관광가이드 역할을 하지만 이번 관광에는 특정지역에
배치돼 부분적인 안내와 주변 청소를 맡았다.

이들은 대개 남녀 1명씩으로 구성돼 있는데 관광객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는 등 무척이나 애를 쓰는 모습들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었던 안내원은 삼일포코스
충성각에서 만난 여성 안내원인 이성옥(25)씨와 정길화(24)씨.

미인형 얼굴의 두 사람은 관광객들의 요청에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러 인기를
독차지했다.

꾀꼬리같다는 표현이 꼭 맞아 떨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목소리에 율동까지
곁들여 "반갑습니다",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아" 등의 노래를 관광객들
에게 들려줬다.

삼일포코스 봉래대에서 만난 안내원은 "남쪽에서 손님들이 와서 무척
반갑다"며 "남한의 설악산이나 한라산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만물상코스 망장천 관리인은 "금강산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자신도 2년전에 호랑이를 봤다고 너스레를 늘어놓기도 했다.

구룡폭포 관리인은 "림수경이가 금강산에 왔을 때 자신과 끌어안고 무척이나
울었다"며 "림수경이 결혼해서 애를 낳았다는데 맞느냐"고 묻기도 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