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의 오명은 피하되 공정위의 자존심을 건드리지는 말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내부거래를 이유로 5대기업에 부과한 7백억원대의
과징금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제기시한(18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주요 로펌(법률회사)에 떨어진 특명이다.

현재 김&장과 신&김, 율촌, 우방법무법인들은 자문계약을 맺은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의 요청에 따라 내부거래 사건 전담팀을 구성, 변론준비작업에
한창이다.

국내 최대의 법률가 집단인 이들 로펌은 공정위와의 불꽃튀는 법률전쟁에
대비, 관련법규는 물론 외국사례에 대한 검토작업까지 마친 상태.

그러나 이들 로펌과 기업들은 공정위의 위상문제로 고민하고있다.

행정소송에서 기업들이 이길 경우 정부에 대한 "항명"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으로서는 공정위의 과징금처분을 액면 그대로 수용할 수만도
없는 처지다.

더구나 시민단체들은 공정위의 처분이 확정될 경우 기업을 부실화시킨
책임을 물어 기업주를 배임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해 놓은 상태다.

내부거래가 위법으로 판명될 경우 외국인투자자들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처해있는 셈이다.

소송을 제기하지 않자니 내부자거래를 시인한 꼴이 된다.

이렇게 되면 각종 민형사소송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

소송에서 이긴다해도 기뻐할 일이 아니다.

"괘씸죄"에 걸릴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아직까지 명확한 대응방침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로펌 관계자는 "배임죄와 주주대표소송은 사주의 고의성이 있어야만
성립한다"고 전제, "이번 사건은 향후 기업의 신규사업투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안인 만큼 다른 로펌과 의견교환을 통해 묘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