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농림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농림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웃지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간부소개가 끝나자 마자 한나라당 윤한도 의원이 난데없이 "농림부는 일을
어떻게 했길래 카메라 기자들이 한 명도 오지 않았느냐"며 "의원들이
감사하는 모습이 TV에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한동안 소란끝에 TV 카메라들이 속속 감사장에 도착하자 윤의원은 준비한
감사 "소품"을 꺼냈다.

태풍피해와 계속된 가을비 속에 "싹이 돋은 볏단"을 들이대며 "바로 이것이
농민들이 흘리는 눈물의 씨앗"이라면서 "벼 수매대책을 확실히 밝히라"고
김성훈 농림장관을 몰아친것.

윤의원이 카메라를 재촉한 이유를 알아차린 국민회의 자민련의원들이
일제히 "속보인다.치워라" "당신들이 정권을 잡았을때 돈을 다 써버려
농림부가 돈이 없는 것 아니냐"며 역공을 가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당신들이라니, 말조심해"고 소리지르며
감사장을 퇴장, 김위원장은 감사 시작 1시간만에 서둘러 정회를 선포했다.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