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업체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올들어 내리막길을 걷던 학습지 업체들이 9월부터 IMF 이전의 성장세를
완전히 회복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따라 학습지 업체마다 상담교사를 올 연말까지 수천명씩 늘린다는
방침 아래 매달 대대적 규모의 신규채용에 나서고 있다.

성수기인 9월 들어서는 급속히 늘어나는 신규 회원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경기침체로 미뤄왔던 각종 사업을 재개하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외국어학원 어린이학원 입시학원 등 다른 교육관련 업계가 예외없이 심각한
불황을 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IMF는 없다 =9월 들어 회원수가 무려 1만명이나 늘어난 재능교육이
대표적인 케이스.

이같은 증가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재능교육은 10월부터는 매달 회원이 적어도 1만5천명 이상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재능교육은 올 상반기 출시한 새 학습지 "생각하는 피자"가 하반기
들어 히트를 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학습지에 가입한 회원만 무려 1만5천명이 넘어섰다.

이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재능은 올해안에 현재 80만명인 회원수를 1백만명
으로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상담교사도 연말까지 3천5백명가량을 더 늘릴 방침이다.

사업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초 50억원을 들여 두산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케이블 TV DSN을 교육전문
채널(jn23)로 전환, 지난 12일 첫 방송을 내보냈다.

올 상반기 답보상태를 보이던 구몬의 경우 9월 들어 회원수가 3천7백여명
정도 증가했다.

특히 지난 6월 내놓은 학습지 "구몬과학"에 9월까지 무려 2만7천여명의
회원을 새로 등록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구몬은 현재 64만명인 회원을 올해말까지 80만명으로 대폭 늘릴 방침이다.

상담교사도 오는 12월까지 1천2백여명을 추가로 모집, 탄탄한 교사진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웅진도 올들어서 회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창의력과 사고력 배양에 중점을 둔 학습지가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모두 5만명 가까운 회원이 늘어났다.

성수기에 접어든 지난 9월에는 무려 7천여명의 회원이 증가했다.

이 증가세라면 올해말까지 6만명 가량의 신규회원을 더 확보할 것이라는게
웅진측 판단이다.

특히 웅진은 지난 6월 내놓은 신제품 "한글짝꿍"으로 9월까지 5천6백여명의
회원을 새로 확보했다.

빅4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대교의 경우는 다소 예외적인 케이스.

다른 업체들은 모두 9월 들어 회원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대교만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교도 9월 들어 신규회원이 늘면서 감소세가 크게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 7월 2만3천여명이 줄었으나 9월에는 1천여명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2백만명 가까운 회원을 거느리는 공룡조직이 되다 보니 더
이상 성장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학습지 업체가 되살아 나는 이유 =무엇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실속있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장점이 학습지 업체를 "IMF시대의 무풍지대"로
만들고 있다.

학습지는 과목당 학습비가 2만3천~3만원으로 다른 과외학습에 비해 상대적
으로 저렴하다.

보통 회원 1명당 2과목을 학습받는데 이에 따른 비용은 월평균 5만원
가량이면 충분하다.

이 경우 일주일에 2번씩 상담교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 어린이를 1대 1로
가르친다.

여기에 상담교사가 어린이의 수준에 맞는 학습방법까지 지도해 준다는
점도 효과를 낳는 이유로 분석된다.

8월 하순 이후가 성수기인 것도 학습지 업체가 성장세를 회복하는 요인중
하나.

통상 4월~8월까지가 비수기인데 비해 8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성수기로
분류된다.

성수기에는 아무리 불경기라도 회원이 꾸준히 증가한다는게 업계의 분석
이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