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부실기업들의 화의신청 남용을 막고 법정관리를 유도하기위해 파
산관련법이 개정됐으나 기업들은 여전히 화의신청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전국법원에 접수된 화의와 법정
관리등 파산관련사건은 모두 9백57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27건보다 무려 7배나 증가했다.

이중 화의신청기업은 모두 5백6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6배나
증가했다.

반면 법정관리기업은 1백13개로 1.7배 늘어난데 그쳐 법정관리보다 화의를
선호하는 기업들의 성향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의신청기업중 대부분은 자산규모 50억원미만의 중소기업들로 "자산
부채규모에 관계없이 중소기업이라도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는 개정 회
사정리법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법정관리 개시기준인 경제성의 판단방식에 대한 공정성 논란
과 업종별로 차별적용이 이뤄지는데다 채권단의 의견이 법원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등 법정관리제도의 운영방식에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
다.

또 부채가 자산을 초과할 경우에 반드시 감자를 해야 하고 기업주의 부실경
영책임이 입증됐을 경우에는 보유주식의 3분의 2이상을 무상소각해야 하는
위험부담도 기업의 제도선택범위를 좁히고 있다.

로펌의 한 변호사는 "기업의 크기와 부채규모에 따라 화의냐 법정관리냐를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개정법이 대기업의 화의신청을 막는 단기적 효
과는 냈지만 자연스런 기업퇴출을 막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지
적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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