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말을 내세우기 보다 미력이나마 곁에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백담사에 본부를 둔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수석대표로 최근 추대된 장명국
주간 내일신문 운영위원장은 소박하게 말문을 열었다.

"만해 한용운 선사는 일생을 오로지 자유와 독립의 길에 바친 "지조"의
상징입니다.

선양회 수석대표로 일해달라고 했을 때 기꺼이 받아들였던 것도 이때문이죠"

장위원장은 대학시절(66학번)부터 만해의 글들을 읽어 왔다고 한다.

"성공이나 실패보다, 옳으냐 그르냐가 중요하다.

옳은 일일 때는 정의의 칼날을 피하지 말라"

그가 특히 좋아한다며 소개하는 구절이다.

장위원장과 선양회의 인연은 그리 오래지 않다.

지난 96년 설악산 신흥사 회주(주지스님들의 대표)인 오현스님이 주창해
선양회가 창립됐을 때 소식을 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오현스님은 평소 내일신문을 보며 장위원장의 글을 읽고 공감하는
바가 컸다고 한다.

그래서 선양회에 7명의 대표가 있는 데도 굳이 장위원장을 수석대표로
추대한 것이다.

현재 선양회 총재는 송월주 스님이 맡고 있다.

"만해의 사상은 자유 평등 독립 평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너무 광범위해 결국 아무 얘기도 안하는 것 같지만 핵심은 "실천"에
있습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희망찬 미래를 "개척"하란
메시지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장위원장은 이렇듯 만해사상과 불교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70-80년대 진보적 노동운동의 한 가운데 있었던 그가 자신의 세계관과
개혁사상을 굽히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다.

혹자는 그가 선양회 수석대표가 된 것이 새로운 개혁사상으로 변화하는
징조가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그는 "평소 살아 왔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잘라 말했다.

장위원장은 지난 93년 주간지 내일신문을 창간한 멤버다.

운영위원장이란 직책은 신문사의 전반적인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자리.

아내 최영희씨가 이 신문의 대표로 있다.

장위원장은 뉴스전문케이블TV인 YTN의 신임사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 장규호 기자 gh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