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들과 짜고 허위로 작성된 의료기기 매매계약서를 이용, 할부
금융사들로부터 불법대출받은 2백10억원을 나눠 챙긴 의료기기판매업자와
의사 등 2백80여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3부(명동성부장검사)는 12일 불법 할부금융을 알선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동익양행 대표 김종황씨등 6명을 사기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원메디칼 직원 김승재씨를 불구속기소했다.

달아난 세기메티칼 직원 김정갑씨등 2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했다.

또 이들과 짜고 실제 의료기기의 거래없이 할부금융사로부터 3억8천만~
1억1천만원을 받아 챙긴 의사 32명을 입건, 이중 강북한양병원 원장 오창세씨
등 6명을 사기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와함께 최동열 서울신경외과의원 원장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
정정형외과원장 장기완씨 등 9명을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불법할부금융 자금이 1억원미만인 의사 2백50여명은 불입건처리했다.


<>범죄수법 =이번 사건은 할부금융사들의 허술한 대출심사와 보증보험사의
안일한 영업형태가 빚어낸 합작품이라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할부금융사들은 물건이 실제로 구입됐는지 직접 확인하지 않고 전화를 통한
형식적 조사에 그쳤다.

의료기기 판매업자들은 이런 점을 악용, 자급압박을 받고 있는 병원장을
모집, 가짜 의료기기 매매계약서와 보증보험사의 보증증권을 담보로 제공해
할부금융사들로부터 수백억원을 불법대출받았다.

이들은 이중 10~20%는 수수료로 챙기고 의사들은 병원운영 또는 주택자금
등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이과정에서 보증보험사들은 구매자가 의사라는 신분만 믿고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채 보증을 남발, 피해를 자초했다.

이번에 적발된 의사 대부분이 불량신용거래자로 등록됐는데도 최소한의
신용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파장 =가뜩이나 부실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보증보험사에는 짐이 더
커지게 됐다.

D보증보험의 경우 지난해 의사들이 대출받은 돈을 못갚아 연체해 할부금융사
에 대신 지급한 금액은 50억원.

올해도 77억원의 연체액을 물어줘야 할 판이다.

보증보험사는 그러나 할부금융사들이 의사들의 불법대출을 알고도 연리
18%이상의 고금리에 눈이 멀어 이를 사실상 묵인했다며 이미 지급한 50억원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할부금융사는 보증보험사 역시 보증액의 1.5%를 수수료로 고스란히
챙겨왔는데 지금와서 보증책임을 질 수 없다고 발뺌하는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며 주장하고 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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