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잃은 아픔이 남의 일같지 않습니다"

퇴출이 확정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현대그룹 계열 현대중기
산업 노조원 1백40여명은 11일 서울 노원구 공릉1, 3동 수해현장에서
"동병상련"의 수재민돕기활동을 벌였다.

노조원들은 지반침하로 내려앉은 보도블록을 보수하고 골목마다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깨끗이 치웠다.

엄청난 피해를 입어 실의에 빠져 있는 주민들을 위로하고 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도왔다.

노조원 20여명은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도 노원구 상계1동 노원마을에서
허물어진 제방을 쌓고 마을 주변을 청소하기도 했다.

현대중기산업 노조원 2백60여명은 지난 7월 총파업 돌입 직후 상경,
조계사와 현대 본사 앞에서 현대건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으나 지난 1일 일괄 해고통보를 받고 말았다.

현대중기산업노조 박주택 기획부장은 "일자리는 잃었지만 비를 피하고 밥은
먹을 수 있으니 그래도 형편이 낫지 않으냐"면서 "달리 도울 길이 없어
노동력만 갖고 복구작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