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그친 9일 서울.경기와 충남 등 수해지역에서는 공무원과
군인 등 15만명이 동원돼 피해복구에 나섰다.

그러나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워낙 큰데다 장비와 인력이 턱없이 부족,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서산.당진 등을 중심으로 충남지역에 시간당 1백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늘어났다.

의정부와 동두천 포천 등 경기 북부 수해지역 주민들은 홍수로 인한
악몽에서 채 깨어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먼지와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수해지역에서는 도로에 10cm이상 쌓인 진흙과 모래가 햇볕에 마르면서
먼지를 일으켜 마을을 뿌옇게 덮었다.

또 주택가 골목골목에 쌓여 있는 각종 쓰레기 더미와 물에 젖은 가재도구
등에서는 심한 악취가 뿜어져 나와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전염병방지를 위해 예방접종 등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나
약품과 장비가 모자라 외부의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이와함께 각종 쓰레기나 유해물질들이 한강 하류로 떠내려오면서 환경
오염의 우려도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서울 : 성북구 보문동 일대 가옥 10채가 파손되는 등 24개 구에서
1만7천9백23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또 정릉4동 산1의1 이승렬씨의 집에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등 57개 지역에서
산사태나 절개지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밖에 이번 집중호우 기간중 1만9천여가구에서 모두 5만3천6백49명의
이재민이 발생, 이 가운데 5천5백31명이 노원구 수락초등학교 등에 마련된
76개 대피소에 수용돼 있다.

<> 경기도 : 경기도는 8일 밤과 9일 새벽의 집중호우로 안양 안산 평택 등
남부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평택시에는 9일 자정쯤 안성천과 진위천 홍수경보가 발령돼 팽성읍, 서탄면
등 7개 읍면동의 2천8백33가구 8천명이 인근 학교로 대피했고 팽성읍내
50가구가 침수된 것을 비롯, 평택시내 1백가구 이상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났다.

경기도는 이날 공무원 1만3천여명, 군인 1만5천여명 등 5만4천여명의
인력과 트럭 3백48대, 굴착기 3백40여대 등 장비 2천3백여대를 동원,
본격적인복구작업에 나섰다.

<> 충청남도 : 충남지역에는 8일 오후부터 9일 새벽사이에 내린 비로
태안과 당진 천안 등지에서 가옥 1천5백50채와 농경지 1만1천ha가 침수됐으며
국도와 지방도 10여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도로가 유실돼 차량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집중호우가 쏟아지자 당진군 정미면과 대호지면 등 6개 마을의 주택과
상가 등 1천5백채가 침수, 주민 4천5백여명이 인근 학교와 교회 등으로
피신했다.

또 서산 해미간 국도 45호선 등 도로 10곳에서 산사태와 유실사고가
발생했다.

천안시 성환읍에서는 8일 오후 11시께 성환역 인근의 산사태로 경부선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당진군 고대면 항곡리 항곡저수지 둑
20여m가 폭우로 유실됐다.

또 2만6천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으며 당진군 송산면과 중흥면 등 4개
마을 8천여가구와 아산시 둔포면 일대 4천7백여 가구의 전화가 불통됐다.

< 사회1부 soc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