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백40명, 이재민 4만1천2백52명, 피해액 3천9백3억원.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자연재해로 해마다 입는 평균적인 피해 현황이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갈수록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늘어가는 추세다.

이번 집중호우도 앞으로 빈발해질 기상이변을 알리는 서막에 불과하다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상청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상이변에 대한 정확한 예측없이는 인명과 재산피해가 급증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기상청의 낡은 시설로는 정확한 예보를 기대하기가
힘든게 현실이다.

여기에 턱없이 부족한 예산지원과 힘없는 부처위상도 정확한 예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있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낡은 장비=기상청 현재 인력은 1천4명.

가까운 일본(6천3백명)의 6분의 1수준이다.

인력이 모자라다보니 일선 기상기관의 경우 3-11명의 소규모인력으로
기상업무를 수행하고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단독으로 관할구역을 예보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장비 시설면에서도 선진국에 비교할바가 못된다.

95년에 도입한 구형 컴퓨터가 대표적 예다.

구형인 이 컴퓨터는 처리속도가 느려 국지적 기상현상은 물론 중장기
기후예보도 내다보기 어렵게 돼있다.

이때문에 최근의 집중호우도 원천적으로 예측할수 없었다는게 기상청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기상 상황을 파악하는 기초이자 핵심 장비인 레이더의 숫자도 5개에 불과해
일본(15개)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기상레이다가 부족하다보니 서해상에서 이동해오는 기압골을 정확히
분석하기 힘들다.

현재 기상청이 자체운영하는 고층관측소도 2곳뿐으로 절대량이 부족한
형편이다.

고층관측소는 상층의 대기상태를 파악하는 시설로 기상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필수적이다.

이처럼 시설이 부족하다보니 해양관측과 1주일 단위의 주간예보는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또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국지예보와 장기예보의 모델 개발이 제대로 안돼
예보 정확도가 선진국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

이처럼 시설이 부족하다보니 기상위성및 레이더를 통해 6시간 가량 앞서
기상예측을 하는 4차원 입체분석따위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그나마 최근 기획예산위원회가 기상청이 수퍼컴퓨터를 내년중 도입하도록
예산을 배정해줘 예보의 정확도가 약간은 나아질 전망이다.

이는 기상청이 도입을 추진한지 3년만에 이뤄진 결실이다.

<>쥐꼬리만한 예산=기상청의 올해 예산은 6백61억원.

이중 인건비가 2백39억원으로 전체예산중 3분의 1을 넘어선다.

게다가 시설운영에 들어가는 기본 경비까지 합하면 3백37억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예산을 예보능력향상과 기상연구및 장비도입 등에 활용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특히 4백개나 되는 자동관측장비를 외부업체에 위탁관리할만한 예산도
없어 직원들이 직접 유지 보수하느라 정작 기상업무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또 노후화된 기상장비를 제때 교체하지 못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기상에 대한 국민1인당 부담액은 일본 미국 등의 4분의1 수준인 1천1백원.

일반적으로 기상에 대한 투자효과는 투자액의 20-2백배에 이른다는 것이
기상학자들의 연구결과다.

<>권한이 없다=지난 90년 중앙기상대에서 기상청으로 승격했으나 청에
걸맞는 권한은 전혀 부여받지 못했다.

특히 예보업무만 부여받았을뿐 국가적 기상정책수립과 결정 등에서는 아예
배제돼있어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기상청의 기능을 기대하기는 요원한
형편이다.

청장의 직위가 기상청의 푸대접을 그대로 나타내준다.

다른 청은 차관급이지만 기상청장의 경우 1급이다.

이로인해 적절한 기상업무의 수행을 위한 조직구성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있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