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하기만 하던 노사관계에 한줄기 희망이 비치고있다.

민노총이 지난 31일 파업철회방침을 시사한데 이어 한국노총이 1일 2기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할 것을 공식결정했다.

이에따라 교착상태에 빠졌던 노사관계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민노총이 지난 31일 발표한 "대통령 방미외교에 결실을 맺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은 강경투쟁일변도였던 민노총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해석되고있다.

민노총의 이러한 태도변화는 아직 곳곳에 장애물들이 남아있지만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도 이 성명을 민노총이 오는10일의 2차총파업을 철회하고 노사정
위원회에 참여하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 노동계와 물밑대화를
숨가쁘게 전개하고 있다.

한국노총도 1일 오후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제2기 노사정위 참여를 공식결정,
노사정위원회의 활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공공부문 고용조정, 1기 노사정위 결정의 성실이행
등을 조건부로 내걸었지만 충분히 위원회내에서 대화로 풀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3일 출범예정인 제2기 노사정위의 골격은 민노총의 참여여부에
따라 최종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이 온건노선으로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노사정위의 참여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민주노총이 태도를 바꾸는데는 지난달 27-28일 총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함께 계속 초강수로 일관하다가는 지지기반을 완전히 상실할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민노총의 참여가능성이 높은것은 사실이지만 단정할 수있는 단계는
아니다.

내심으로는 노사정위에 들어가고 싶지만 지금까지 강경일변도로 나오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기가 어렵기때문이다.

따라서 제2기 노사정위의 순조로운 출범을 위해선 정부가 민노총에 어떤
명분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다 지난달27일 총파업을 주도한 민노총지도부에대한 정부의 사법처리
여부도 노사정위의 출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빠른시일내 여러가지 난제들에 대한 타결점을 찾아 민노총에
모양새를 제대로 갖춰준다면 제2기노사정위의 출범은 가능할 것이란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노동부 김원배 노정국장은 이와관련, "민노총이 공식적인 성명발표형식이
아니더라도 파업철회에 대한 진의를 전달해온다면 노동현안들에 대해 대화할
수있다"며 "민노총의 노사정참여를 위해 최후까지 노력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민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게 되면 오는10일 2차총파업은 자연적으로
해결되게 된다.

민노총이 위원회에 일단 참여해놓고 다시 뛰쳐나와 파업을 감행하는 것은
오히려 여론의 비난을 피할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따라서 "노사정참여=파업철회"로 해석할 수있다.

이갑용 위원장 등 신임 집행부는 지난달 27, 28일 파업강행으로 조직내에서
6.10 총파업을 치뤄야할 부담감을 상당히 덜면서 노사정위원회에 들어가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수도 있다.

더구나 파업이 대외신인도하락 등의 주범, 경제위기 극복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 등으로 인식되고있어 민노총내에서도 파업철회에 대한 목소리가
커져가고있는 실정이다.

결국 1차총파업으로 인해 조직내외로부터 곤경에 처해있는 민주노총이
총파업철회를 시사하면서 제2기노사정위원회의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