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교원의 명예퇴직 신청자격을 낮춘데다 교원의 정년감축까지 본격
논의됨에 따라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교원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8월말 명예퇴직 희망자를 조사한 결과,
초등 8백21명과 중등 3백27명 등 모두 1천1백48명이 명퇴를 희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명예퇴직한 초등 35명, 중등 52명 등 87명에
비해 무려 13.2배 증가한 것으로 특히 교장, 교감을 제외한 초등교사의 경우
32명에서 8백4명으로 무려 25.1배가 늘었다.

교원 명퇴는 지난해 2월말 퇴직자가 초등 1백67명, 중등 86명 등 2백53명,
올 3월말에는 초등 1백93명, 중등 1백2명 등 2백95명 등 소폭의 증가세를
보여왔다.

올 8월 퇴직희망자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교육부가 명퇴자격을 30년
경력자에서 20년경력자로 낮추면서 실제 45세 이상까지로 신청자격이 낮춰진
데다 교원에 대한정년감축이 논의되면서 아예 미리 그만두는 대신 명퇴수당을
받기 위한 ''실리파'' 교원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시교육청은 분석했다.

시교육청은 "명퇴 희망자 폭증으로 1인당 평균 5천만원씩 지급되는 명퇴
수당 규모가 5백5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60세 교원 1명이 명퇴할
경우 신규 임용자 2.8명을 쓸 수 있으나 예산 자체가 삭감되는 마당에 명퇴
수당 규모가 너무 커 국고보조없이 명퇴희망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