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한 제1회 직업훈련박람회가
하루 3만여명씩 4일동안 모두 13만여명의 관람객 참가기록을 세우고
8일 성황리에 폐막됐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종합전시관에서 개막된 이번 박람회는 실직에
빠진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재취업의 기회를 주고 자기능력을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또 최근 우리 사회에 엄청난 수의 실업자가 쏟아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진행실무를 맡았던 산업인력공단 이명희 부장은 "이번 박람회가 재취업과
직업훈련에 대한 엄청난 욕구를 확인한 자리였다"면서 "한편으로는 최근
우리 근로자들이 처한 위기의 한 단면을 보는 것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람회 참가자들을 성향별로 분류하면 사무직이 42%가장 많아 최근
화이트칼라들의 실업이 심각한 수준임을 반영.

또 서비스직 16%, 기술직 21%, 기능직 21%였다.

연령별로는 왕성한 구직활동을 벌이는 20~30대가 다수인 80% 정도
차지했고 40대이상도 15%나 됐다.

학력별로는 전문대 졸업자이상이 70%로 사무직 실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특히 머리가 히끗히끗한 전직 대기업 중역출신, 은행지점장, 중소기업
임원들도 눈높이 취업을 위해 부지런히 부스를 돌아다니는 모습도
적지않게 눈에 띄었다.

인근 여의도 금융가 등 대기업 출신 넥타이 부대들이 대거 참가, 많은
관심을 보였다.

<>.1백60여개 직업훈련단체가 각자의 부스에서 참관객들에게 자세하고
친절한 상담을 했다.

컴퓨터용접, 전통 목공예 등 일부 부스는 현장에서 실습을 보여주기도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부스 가운데 상당수가 첨단기술관련 직업훈련 프로그램이어서
미래의 일자리가 단순 사무직보다는 컴퓨터 등 정보통신, 전문기술 및
기능위주로 이전한다는 점을 깨우쳐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일부 참관객들은 구인자를 만나 즉석에서 채용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특별히 인기를 모은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창업무료 세미나였다.

IP(정보제공), SOHO(Small Office Home Office), 영농업 세분야의
창업세미나에는 참가 희망자가 몰려 장소를 옮겨가며 개최하기도 했다.

영농세미나에는 강의마다 6백여명의 참가자들이 몰려 실직자들의 귀농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했다.

주최측에서는 이들 창업세미나를 이달말께 별도의 장소에서 추가 개최할
계획이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