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동주최한 제1회 직업훈련박람회
이틀째인 6일 서울 여의도 종합전시관에는 3만인파가 몰려들어 첫날의
열기가 지속됐다.

특히 이날 시작된 창업강좌 세미나에는 수강자가 넘쳐 급히 다른 강의실을
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이번 박람회가 각종 직업훈련 및 구직 정보를 총망라해 소개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재취업 및 전직희망자, 신규취업자들 외에 주부와
단순 노무직에 종사해온 고령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종합전시관 대회의실에서 시작된 IP창업 세미나에는 총 3백명을
수강대상 인원으로 정했으나 1천명이 더 몰려드는 대인기.

이에 따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 강의실을 급히 빌려
강의를 진행.

강의를 맡은 한국PC통신(주)IP개발팀 송광호(36) 과장은 "IP사업을 하기
위한 과정, 절차, 아이템 선정 등 사업준비에 관한 문의가 많았다. IP사업이
창업하기에 쉽고 단순하지만 그만큼 수익률도 낮기때문에 꾸준히 노력하는
마음을 갖도록 주문했다"고 설명.

부동산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IP사업을 준비중인 김두영(43.해마 컨설팅
근무)씨는 "경매, 분양정보 등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자료를 토대로 고객
들에게 세분화되고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자신.

창업강좌는 7일에 SOHO창업, 8일에는 영농창업이 이뤄진다.

<>.박람회 참석자중에는 부부동반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나선 경우도 많아
눈길.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온 하근수(32)씨 부부는 3월10일 같은날 동시에
일자리를 잃게 돼 박람회장을 방문.

하씨는 GIS사업관련 회사를 다녔는데 이번에 프로젝트가 끝나면서 실직을
하게 됐고 부인은 인력공급회사에서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것.

하씨는 "일단 GIS나 식품관련 기술을 배운뒤 취업을 하기 위해 직업전문
학교에 수강신청서를 냈다. 아내는 바로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육순을 넘긴 노부부도 취업을 희망하고 나서 화제.

서울 영등포구 대림1동에 사는 이완식(61)씨는 "10년 넘게 경비일을
하다가 한달전 그만뒀다. 기술을 배워서라도 일자리를 찾고 싶다"라며 집
전화번호까지 남겨두기도.

이씨의 부인인 신상화씨(61)도 봉제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그만 공장이
문을 닫아 실직하게 됐다며 마땅한 일자리가 없느냐고 문의.

<>.기술계통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교수와 공동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대학산업기술지원단에도 문의가 쇄도.

이들이 개설한 "기술재무장캠퍼스관"에서는 현장에서 신청서를 접수받아
전국 91개 대학 1천6백명의 교수들에게 팩스로 즉시 보내 실직자와 연계.

주승기(46.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단장은 "실직자들을 대학의 연구원으로
채용해 대학에서 공부도 하고 연구도 할 수 있게 해준다"며 "교수와 공동
연구해 성과물을 내고 이를 토대로 창업을 하거나 재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

<>.이번 박람회에는 대학에서 갓 졸업한 신규실업자들도 대거 참여.

순천향대 정보통신학과 졸업생인 홍용현(28)씨는 "지난해 여러군데 원서를
냈으나 떨어졌다.

올해는 직업전문학교에서 기술을 배워 자격증을 딴뒤 취업을 할 생각이다.

또 기술직.연구직를 고집하지 않고 한단계 낮춰 기술영업직으로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상담자들은 신규실업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업훈련을 택하도록
조언.

현대정보기술 구현범(32) 선임연구원은 "직업훈련은 자신의 생계유지를
위해 받는 것이므로 자신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