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여러분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현실사회라는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이론을 배우는 가운데 기성사회를 분석 평가 비판하던
입장에서 이제는 기성사회 안에서 개인과 사회 나아가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해야 할 시점이 된 것입니다.

대학생활이 이상을 가꾸고 실현할 능력을 기르는데 힘쓴 시기라면 이후의
생활은 현실과 이상을 접목시키는 과정입니다.

대학에서 이상에 치우쳐 자칫 현실왜곡이나 도피를 빚어낼 수 있다면 이후
사회생활에서는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이상을 포기하기
쉽습니다.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대학시절의 이상 전망 원칙을 지키면서 사회를
맑고 밝게 가꾸겠다는 각오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IMF관리체제라는 국가적 위기에 처해있는 지금은 이러한 노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에게는 더욱 엄청나게 느껴질 현실에 대해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들은 책임을 절감하면서도 이런 때일수록 능력있고
심신이 건강한 젊은 인재들에게 큰 기대를 걸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위기는 여러분의 지성과 창의력 근면성으로 극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남다른 저력이 있습니다.

민족의 5천년 역사와 해방 이후 현대사가 이를 입증합니다.

해방 이후 우리는 정치 사회 경제측면에서 온갖 시련을 헤쳐왔으며 전후의
폐허를 30년만에 "한강의 기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한때 긴장을 풀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값진 희생을 치르면서 민족
주의 법치주의를 뿌리내리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런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우리민족의 협동성 창조성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이상과 신념을 바탕으로 우리가 당면한 위기는 극복될 것입니다.

일정한 지식만 갖춘 "소아주의자"가 아닌 지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대아
주의자"가 됨으로써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길로 이끌어가는데 앞장서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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