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각 대학이 무더기 미등록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3~4학년 재학생가운데 취업난을 의식해 신학기 등록을 포기하거나
휴학하는 학생이 많아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따라 각 대학마다 극심한 재학생 부족 현상이 야기돼 잇달아 편입생
모집에 나서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24일 각 대학에 따르면 이번주내로 1차등록이 마감되지만 아직 상당수
재학생들이 등록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재학생 등록을 마감하는 숭실대는 24%에 그치고 있으며 27일
마감하는 성신여대는 20%, 28일 마감하는 경희대는 27%에 머물고 있다.

각 대학들은 올해 등록금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납부기한을
연기하는 등 재학생의 미등록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군입대희망자가 급증한 것도 한 요인이다.

등록금은 동결됐지만 하숙비 등이 인상된데다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없어진
때문이다.

이에 맞춰 국방부는 올해 대학생 입영계획 인원을 당초보다 6천여명 가량
늘린 12만3천명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취업이 잘 안되자 일단 1년정도 어학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벌려는
휴학생이 늘고 있는 것도 재학생 결원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D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한 학생은 "극심한 취업난때문에 올해가 지나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난해 학과 정원의 절반가량이 휴학을 해 졸업식이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학생 부족현상이 빚어지자 대학들은 결원을 메우기 위해 편입생
모집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편입전문학원인 김영한국대학편입사에 따르면 올해 1학기 4년제 대학
일반편입학 규모는 사상최대인 3만6천4백8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만4천1백74명보다 1만2천명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 편입을 지원한 학생은 총 13만여명을 넘고 있어 대학들간의 "재학생
뺏아가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편입생 모집 증가는 수도권 등 주요대학으로만 지원자가 몰려들어
지방대의 재학생 부족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