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후 결혼 풍속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예식비용만 수백만원하는 호화로운 유명 예식장엔 손님이 뚝 끊어진 반면
20만원정도로 식을 치를 수 있는 구청 구민회관 등에는 예약손님이 넘쳐나고
있다.

또 신혼여행도 해외여행은 뜸해지고 제주도 등 국내 관광지에 몰리는가
하면 일급호텔보다는 콘도 등을 이용하는 실속파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6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올들어 구민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예약이 쇄도, 주말의 정오를 전후한 시간대는 5월까지 예약이 거의 끝났다.

중랑구의 경우 올해들어 벌써 90건이 접수돼 결혼 성수기인 3월과 4월은
꽉찬 상태다.

도봉구도 3월부터 5월까지 1백30건이 예약돼 더이상 접수받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은평구 역시 5월까지 거의 찼으며 현재 6월 예약도 받고 있다.

성동구의 경우 3월과 4월에 전시간대에 걸쳐 절반가량 예약이 마감됐다.

이에 반해 서울 유명 예식장에는 작년에 예약했던 손님들이 잇달아 예약을
취소하는가 하면 신규예약자도 거의 없어 울상이다.

서울 청담동 T웨딩의 경우 결혼식이 많은 3월과 4월에도 예약손님이 거의
없는 상태다.

T예식장 관계자는 "올들어 예약취소가 많아져 예약했던 손님 4쌍중 1쌍은
식을 취소하고 있다"며 "주말이라도 손님이 원하는 시간대에 언제든지 식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명 예식장에서는 드레스대여 비디오촬영 등 손님들이
의무적으로 수용해야 했던 부대서비스를 선택서비스로 전환하는 등 손님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랑신부들도 해외여행보다는 제주도나 경주 등 국내로 신혼여행을 가는
사례가 증가, 여행사들이 봄철 대목을 겨냥해 국내 신혼여행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S여행사 김수복 과장(34)는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일급호텔에 묵기보다는
콘도를 이용하고 기간도 2박3일정도로 짧는 실리파가 많이 늘어 저가형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김재창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7일자).